김대남 녹취록에 등장하는 '김건희 측근들'

이들이 '3억 연봉' 배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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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자리 하나라도 꿰차기 위해 마지못해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는 김대남 씨의 발언.(출처 : 뉴스타파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공기업 자리 하나라도 꿰차기 위해 마지못해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는 김대남 씨의 발언.(출처 : 뉴스타파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김건희 여사를 비판하는 언론인들을 고발하도록 사주한 인물이 바로 김대남 전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임을 알린 뉴스타파가 10일 그가 SGI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으로 채용되는데 도움을 준 사람도 바로 김건희 여사 측근임을 보도했다.

지난 9월 27일 뉴스타파를 포함해 5개 언론사로 구성된 언론장악 공동취재팀이 김대남의 '언론 고발사주' 발언을 처음 보도한 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1일에 열릴 국정감사에 김대남 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공동취재팀은 김대남이 SGI서울보증보험 상임감사직에 낙하산 채용된 정황도 보도했는데  본지는 뉴스타파 보도 하루 전 저널리스트 장인수 기자 방송 공동송출을 통해 먼저 내보낸 바 있다.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가 김대남 씨와 통화하며 녹음한 41개 음성파일에는 "(서울보증보험은) 내가 찍은 곳"이라고 말하는 그의 육성이 담겨 있었다. 대학도 건축 전공이었고 금융권 경력이 전무한 김 전 비서관은 지원 서류도 제출하지 않은 채, 최대 연봉 3억 6000만 원에 달하는 상임감사직을 꿰찼다. 그의 임명 절차에 소요된 시간은 5분 가량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당연히 보도 후 '낙하산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그리고 언론장악 공동취재팀은 이 41개 녹취록에서 김대남이 자신의 취업을 도와줬다고 언급한 대통령실 소속 두 인물의 존재를 확인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며 김대남 씨가 두 인물을 거론하는 통화를 한 뒤, 그는 실제로 '3억대 연봉' 취업에 성공했다. 

첫 번째 인물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의 황종호 행정관인데 그는 작년 시민언론 더탐사 보도를 통해 알려진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 친구이자 강원도 동해시 일대의 유명한 거부 황하영의 아들이다. 황종호 행정관은 김건희 여사 수행비서를 한 적이 있으며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청년층 공략도 맡았고, 그들의 아크로비스타에서 함께 살았다고도 한다.

무엇보다 그는 사석에선 윤석열 대통령을 ‘삼촌’, 김건희 여사를 ‘작은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고 알려져 있다. 지난 6월 17일 김대남 씨는 이명수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황종호 행정관으로부터 직접 들은 얘기를 전했다.

그는 "아니 그러니까 이제 이런 거야. 한동훈이가 자기가 이제 하고 싶은 거지. 뭔가 지금 자꾸 잊혀지면 안 되니까 자기가 하고 싶은데 윤(석열)이 한(동훈)을 졸라 미워하니까. 미워한다기보다도 저 싸가지 없는 새끼 이러고 있고...그다음에 이제 한(동훈)은 또 윤(석열) 보고 저 정신 나간 양반 뭐 이런 식이야 지금...그러니까 둘이 지금 사이가 완전히 틀어졌어"라고 전했다.

즉,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한 갈등이 세간에 알려진 것 그 이상으로 심각했다는 것이다. 이명수 기자가 "형님 그거는 확실합니까?"라고 되묻자 김대남 씨는 "아, 확실해. 내가 그거 황종호한테 들었잖아. 종호가 제일 확실한 거 아니야"라고 답했다.

황종호 행정관은 '윤핵관' 현직 의원들도 함부로 못 하는 김건희 여사의 문고리 권력 중 한 명으로 통한다. 또한 해당 녹취록에서 김대남 씨는 자신은 황종호 행정관의 고등학교 선배라서 가깝게 지내고 있지만, 대통령실의 다른 사람들은 그에게 "꼼짝 못 한다"고도 말한다.

같은 날 통화에서 김대남 씨는 황종호 행정관이 자신의 취업을 챙기고 있다고도 말했다. 김대남은 자신보다 스무 살 이상 어리고, 직급도 낮은 황정호 행정관에게 납작 엎드려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나는 뭐 어쨌든 지금 어디 공기업이라도 어쨌든 들어가야 되니까 (황)종호라든지 이제 현 정권에 그냥 납작 이제 저거 해가지고 자리 하나를 받아내야 되니까...(공기업) 얘기는 지금 이원모가 지가 미안하니까 얘기하고 있고, 황종호도 저기 지도 나를 선배님을 좀 챙겨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제가 제일 먼저 얘기하고 있습니다' 뭐 이러고 하니까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고. 그 사이에 알바처럼 내가 한동훈이를 도울 수는 없잖아"

즉,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으로 인해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에 밀려 경기도 용인시 갑 국회의원 선거 출마가 좌절되자 먹고 살 길이 궁해진 그의 입장에선 공기업 어느 자리라도 꿰차야 하니 새파랗게 어린 후배인 동시에 문고리 권력인 황종호 행정관에게 알아서 길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본지가 서울의소리, 저널리스트와 공동 송출한 방송에서 확인됐듯이 김대남 씨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꼴통'이란 표현까지 쓸 정도로 약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 반면 김건희 여사를 향해선 시종일관 저자세를 보였다. 그가 김 여사를 향해 불만을 표한 것은 결국 자신 대신 경기도 용인시 갑에 공천을 받았던 이원모 전 비서관이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을 때 정도 뿐이었다.

김대남 녹취록에는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도 수시로 등장하는데 주로 본인의 공기업 취업과 관해서였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으로 인해 이원모 전 비서관이 공천을 받으며 선거 출마가 좌절된 김대남 씨는 이원모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선거 운동을 함께 했다.

하지만 그가 절대 순수한 의도로 이원모 후보 지지 선언을 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지난 4월 3일 자 김대남 녹취록을 들어보면 그는 이원모의 부인이 김건희 여사님과 가깝다면서, 공기업에 들어가려면 이원모의 '따까리' 노릇을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이원모 전 비서관의 부인 신 씨가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의 딸이며 김건희 여사와 각별한 사이라는 사실을 본지 또한 서울의소리와 공동 송출 방송을 통해 알린 바 있다. 재작년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에 순방했을 당시 민간인 신분으로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해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 바로 그다.

또한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은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사단에 속한 인물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으로 영전한 인물이며 지난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에게 패배해 낙선한 후에도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임명돼 다시 대통령실로 복귀했다. 김대남 씨는 이원모 비서관과 신 씨를 이어준 사람들이 바로 윤석열 대통령 내외라고 하기도 했다.

뉴스타파는 정치권의 반응을 인용해 서울보증보험 감사직은 금융권 경력이 없는 선임행정관 직급이 갈 수 없는 자리라는 지적이 분분하다고 했다. 본지가 직접 서울보증보험 역대 상근감사위원 명단을 확인한 결과 전임인 안병주 전 위원은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었고 그보다 더 전임인 이익형 전 위원은 감사원 출신이었다.

김대남 이전에 낙하산 논란이 있었던 인물은 이익형 전 위원의 전임인 조동회 전 위원인데 정치인 출신이긴 하지만 최소한 정계 입문 이전에 삼보증권과 고려증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기라도 했다. 순수하게 비금융권 출신 인사는 김대남 씨 단 한 사람 뿐이다.

즉,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 출신이 갈 수 없는 자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지난 6월 17일자 김대남 녹취록에는 황종호와 이원모가 김대남의 취업 청탁을 위해 누군가에게 얘기를 하고 있다는 대목이 나온다. 두 사람이 얘기를 하고 있다는 상대방은 누굴까? 

뉴스타파 봉지욱 기자는 41개 녹취록 전체를 살펴볼 때 김대남 취업 청탁의 최종 목적지는 김건희 여사로 좁혀진다고 설명했다. 물론 황종호와 이원모가 김 여사에게 김대남의 취업을 실제로 청탁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두 사람이 김건희 여사와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은 그간의 여러 정황들로 확인된다. 

대통령실은 "김대남은 김건희 여사는 물론이고 윤석열 대통령과도 일면식이 없는 사람"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대남 씨는 최근 서울보증보험 상임감사직을 돌연 사퇴한 뒤 KBS 기자와 만나 "여사님의 전화번호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런 대통령실의 해명에 봉지욱 기자는 "대통령실과 김대남의 발언이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김건희 여사의 측근들을 통해 우회적으로 취업 청탁이 이뤄졌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했다.

이후 언론장악 공동취재팀은 이원모 비서관과 황종호 행정관에게 김건희 여사에게 김대남의 취업을 청탁한 사실이 있는지 여러 차례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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