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7일 오후 12.3 내란 사태의 수괴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재발부된 후 야권을 중심으로 '윤석열 도피설'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즉, 한남동 관저에 은둔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윤 대통령이 이미 어딘가로 도피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내란 국정조사 위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서울 동대문갑)은 8일 아침 KBS1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이미 용산을 빠져나와 제3의 장소에 도피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제보는 대통령 경호처 내부가 출처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경찰에서도 소재 파악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어제 들었다. (윤 대통령이) 이미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있다면 굳이 ‘소재 파악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할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신인규의 아침저널’에 나와 “대통령 관저 있는 곳 (주변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공관도 있고 합참의장의 공관도 있다. (윤 대통령의) 도주에 대해 대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이 주변 다른 공관으로 피신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수처도 윤 대통령의 도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전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현재 관저에 있느냐’는 민주당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을)의 질의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히 보고받은 바가 없다”고 했다.
박 의원이 ‘윤 대통령이 관저 근처 국방부 장관·육군참모총장·합참의장 관사 등으로 도망갔을 가능성도 있느냐’고 묻자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같은 당 전현희 의원(서울 중구·성동구갑)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이 이미 관저에서 도주했다는 제보가 사실이라면 참으로 추악하고 비겁하다. 도망쳐봤자 국민 손바닥 안이다. 내란 수괴가 숨을 곳은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다”며 “공조수사본부는 내란 수괴 윤석열을 신속 체포해, 법 위에 군림하려는 자에게 관용이 없다는 것을 온 국민 앞에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대통령은 현재 관저에 계신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대통령실 관계자가 이날 통화에서 그렇게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에 있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확인된 것은 없다. 특히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호처가 대통령경호법을 들먹이며 집행 방해에 나서는 틈을 타 숨은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만일 이런 야당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더욱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 시절 공직기강비서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우리나라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최순실 씨가 1위이고 정 씨(정윤회)가 2위이며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는 명언을 남겼던 박관천 전 경정은 매불쇼에서 윤 대통령이 합참의장 벙커로 숨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면서 만약 이 경우라면 "대통령이 잡범 수준으로 전락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은정 의원 또한 7일 법사위에서 오동운 공수처장에게 만일 윤 대통령이 도주할 경우 지명수배를 해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꼼수를 부린 것이 결국 스스로의 격을 떨어뜨리는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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