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준석, 여론조사 10% 앞서면 김영선 전략공천 약속"

-이준석, 가이드 라인 제시하며 공천 개입한 정황
-명태균 "10% 앞서면 경선 없다고 준석이가 약속"
-이준석-명태균, 삼천포서 만나 경선 관련 논의해
-명태균, 이준석 회동 뒤 "10% 이상 이기게 하라"
-공관위원장 임명도 전에 "윤상현에게 토스하세요"
-김영선 전략 공천 위해서 치밀하게 계획한 정황
-"이준석-명태균, 김영선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명태균 "윤상현을 이준석에게 추천한 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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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3일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 강혜경 씨와 명태균 간 통화 내용.(그래픽 제작=시민언론 뉴탐사)
2022년 4월 3일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 강혜경 씨와 명태균 간 통화 내용.(그래픽 제작=시민언론 뉴탐사)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당대표 시절이던 2022년, 경남 창원 의창구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명태균 씨와 만나 구체적인 여론조사 수치까지 언급하며 김영선 전 의원의 전략 공천을 위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정황이 담긴 녹취가 27일 확인됐다.

이 후보는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개입을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도 명태균 씨의 부탁으로 김 전 의원 공천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은 명 씨가 윤석열로부터 "김영선 공천주라 했다"는 내용을 확인한 뒤 이 후보에게 전달하자, 당시 당대표였던 이 후보가 "넵"이라고 답하며 윤석열·김건희의 공천개입을 인지한 정황을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이 후보가 명 씨에게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공천개입 의혹이 짙어질 전망이다.

"10% 앞서면 경선 없이 한다고 준석이가 약속했어"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확보한 김 전 의원 회계 담당자였던 강혜경 씨와 명 씨의 녹취에 따르면, 명 씨는 2022년 4월 3일 강 씨와 통화에서 "이(준석) 대표하고 어제 만나서 이야기를 했는데, 10% 앞서면 경선 없이 한다고 (했다). 내가 그래서 경선 없이 (하자고), 우리 돈도 없고 죽겠다고 (했다)"라며 "서명원(여론조사 업체 PNR 대표)한테 (김영선이 여론조사에서) 최소한 7%는 앞서야 된다, 압박을 줬다"고 말했다.

명 씨는 "어제 준석이하고 약속을 그리 했다고"라고 재차 강조한 뒤, "김종양이랑 (김영선이) 경선해버리면 머리 아프다니까"라며 "김영선은 경선에서 이길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초선, 말 잘듣는 김종양이가 낫지 뻣뻣한 김영선이 (공천) 하겠느냐"면서 "경선 자체를 없애 없애려고 내가 한 거거든"이라고 말했다.(자세한 내용은 아래 녹취 영상)

 

실제 이 후보는 명 씨와 강 씨의 통화가 있기 하루 전인 2022년 4월 2일 저녁 경남 사천에서 공군 훈련용 전투기 추락사고로 숨진 조종사 4명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후보는 조문 뒤 명 씨와 회동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오후 명 씨는 강 씨와 통화에서 "(이준석과) 삼천포에서 만나기로 했다"면서 "비행기표를 취소하라"고 했다. 미래한국연구소 관계자는 해당 통화에 대해 "이준석과 명태균이 제주에서 만나기로 했다가 (삼천포로) 변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석-명태균의 '삼천포 회동'에서는 공천을 위한 모종의 '가이드 라인'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명 씨는 이 후보와 회동을 마친 직후인 4월 2일 오후 10시 8분쯤 강 씨에게 전화해 "이준석이가 공표조사나 비공표라도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지수를 이기는 걸 가져와라 그러면 공천 줄게 이러네"라고 했다.

이어 약 9분 뒤인 오후 10시 17분쯤 카카오톡 메신저로 이 후보에게 "대표님 고맙습니다. 이 은혜 꼭 갚겠습니다" 라고 보냈다. 이에 이 후보는 "(여론조사) 수치만 나온다면야" 라고 답했다.

"김영선이 16.3%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략공천을 위한 '가이드 라인'이 만들어진 뒤, 김 전 의원을 위한 여론조사는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준석 후보가 제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론조사 10% 조건이 명태균 씨를 통해 강혜경 씨와 여론조사 업체 대표(서명원)까지 전달된 정황이 나온 통화 녹취. 2025.5.27. 창원지검 수사보고서
이준석 후보가 제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론조사 10% 조건이 명태균 씨를 통해 강혜경 씨와 여론조사 업체 대표(서명원)까지 전달된 정황이 나온 통화 녹취. 2025.5.27. 창원지검 수사보고서

강 씨는 이준석-명태균 회동 다음 날인 4월 3일 여론조사업체 피플네트워크리서치(PNR) 대표인 서명원 씨에게 전화해 "명(태균) 사장님이 준석이 만나고 왔다"며 "우리 할매(김영선)는 전략 공천줘 했는데, 이게 뭐가 조건이 있다. (여론조사에서) 10%앞서는 뭐…"라면서 "자체조사든 공표조사는 하나는 들고 와라, 그러면 무조건 내가 어떻게 힘 써볼게 이렇게 얘기가 됐다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 후보가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위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자, 명태균→강혜경→여론조사 업체로 곧바로 전달된 것이다.

이후 명 씨는 다음 날인 4월 4일 이 후보에게 "PNR 여론조사에서 김영선(38.3%) VS 김지수(24.9%). 김영선 전 의원이 13.4%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대표님 꼭 도와주세요. 고맙습니다. 자체조사도 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라고 카카오톡 문자를 보냈고, 이 후보는 "넵"이라고 답했다.

명 씨는 4월 16일에도 "창원 의창구 공표용 여론조사입니다. 김영선(37.5%) VS 김지수(21.2%) 김영선 전 의원이 16.3%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라고 보냈고, 이 후보는 "예. 언론에 많이 보도되었으면 좋겠네요"라고 답했다. 공표용 여론조사가 언론에 많이 보도돼야 공천에 유리하다는 암시를 준 것으로 읽힌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와 명태균 씨가 2022년 4월 23~24일 나눈 문자 메시지 내용. 2025.5.25. 그래픽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와 명태균 씨가 2022년 4월 23~24일 나눈 문자 메시지 내용. 2025.5.25. 그래픽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특히 이 후보는 4월 24일 명 씨가 또다시 공표용 여론조사가 담긴 문서 파일(PDF 파일)을 카카오톡으로 보내자 "윤상현 의원한테도 함(성득) 교수를 통해서 토스해주라"고 답했다.

당시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임명되기 전이다. 이 카카오톡 문자를 주고받고 나흘 뒤인 4월 28일에야 윤상현 의원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된다. 당시 당대표였던 이 후보가 공관위원장 인사를 미리 알고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보내도록 한 정황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재보궐 공천 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아울러 이 후보는 김 전 의원 공천이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석열과 그의 부인인 김건희의 의중이라는 사실도 파악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관위원장도 임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최측근인 함성득 교수를 통해서 여론조사 파일을 미리 보내게 한 부분은 이들 부부의 의중을 반영한 행동으로밖에 풀이되지 않는다.

"이준석-명태균, 김영선 공천에 유리한 상황 합의"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의중을 담은 '김영선 전략공천 작업'은 이 후보와 명 씨의 주도하에 상당히 치밀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대통령 당선인 부부의 최측근과 여론조사 업체까지 총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워치독> 취재에 따르면, 명 씨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운전기사 김기성 씨는 지난해 10월 검찰 조사에서 "이준석 당시 당 대표가 윤상현을 공관위원장으로 임명했고, 윤상현 의원이 공천을 결정하는 상황이었다. 명태균이 사실 이준석 당 대표와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받는데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데 협의를 다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윤상현 의원이 김영선 전 의원 이외 새로운 신인 정치인을 생각했나보다. 그래서 명태균이 이준석 당시 당대표 측, 그리고 용산(김건희)에 이야기해 윤상현 의원을 압박했다고 했다. 그래서 김영선 전 의원이 보궐선거에서 단수공천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거부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2025.5.27. 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거부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2025.5.27. 연합뉴스

김 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높아 보인다. 명 씨는 2022년 4월 28일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를 함성득 교수에게 전달한 바 있다. 당시 명 씨가 김건희에게 보낸 카카오톡 문자에는 "사모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관리 위원장으로 윤상현 의원을 이준석 대표에게 추천한 사람이 바로 저 명태균입니다. 김영선 의원을 도와주겠다고 몇번이나 해놓고 공천관리 위원장에 앉자마자 윤상현 의원이 얼굴을 싹 바꾸니 너무 황망합니다. 이준석 당대표는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너무 불안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윤 의원을 공관위원장으로 하는 구상을 이 후보와 명 씨가 논의하고, 이후 김 전 의원의 공천 과정에서도 꾸준히 논의한 정황이다. 이 문자를 본 함 교수는 명 씨에게 "윤상현에게 김영선 문제로 (이준석) 대표가 전화했음. 잘자"라고 답장했다.

다만 이 후보 쪽은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 수사 결과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개혁신당 김성열 선대본 대변인은 <워치독>과 통화에서 "대선 기간에 밝혀진 내용도 아니고, (이 후보가) 그 당시 개혁신당에 있었던 것도 아니라 뭐라 말씀 드릴 부분이 없다"며 "수사 중이니까 수사 결과가 나오는 걸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김성진·허재현·김시몬·조하준 워치독 기자 watchdog@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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