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김태흠 충남지사가 발끈했다. 김돈곤 청양군수가 지천댐 건설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김 지사는 작심한 듯 “이런 군수가 어딨냐”면서 곧 편성 예정인 추경안에 청양지역 사업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김 지사는 11일 오전 도청 중회의실에서 진행된 제79차 실국원장회의 중 김영명 환경산림국장에 지천댐 관련 추진상황을 물었다.
김 국장은 “지천댐 건설의 당위성을 주민들에게 계속 홍보하고 있다”면서 “다만 환경부의 기본구상 발표가 조금 늦어질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지사는 “좋게 얘기하면 세심하게 검토하겠다는 것일테고 적나라하게 표명하면 정권이 바뀌니 눈치 보는 게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다시 박정주 행정부지사에게 김 군수의 입장에 대해 물은 김 지사는 “반대하겠다고? 그럼 와서 이것저것 하겠다고 한 사업들 예산 추경안에서 다 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사람이 신뢰가 없으면 안 된다. 지금까지 (지천댐 건설) 가야 한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뭉개는 사람이 어딨냐”며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일은 해야할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군수로서,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반대론자들이 얘기하는 것도 수용할 건 수용하면서 일을 해야 한다”며 “시장·군수를 정치인이라고 할 수 없지만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런데 자신의 정치적인 유불리적 측면만 고려하는 것이냐”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후 이정삼 농축산국장의 업무보고 뒤에도 재차 지천댐 건설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댐 건설의 필요성을 피력한 뒤 “물 부족 문제 해결과 청양의 미래 발전 동력을 만들기 위해 청양과 부여에 1000억 원을 국가 지원과 별도로 지원하겠다는데…”라면서 “산림자원연구소, 파크골프장 등 요구를 예산이 부족함에도 다 받아줬다. 그런데 질질끌다가 정권 바뀌고 지방선거가 임박하니까 하지 않겠다? 이런 군수가 어딨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군수 출마한다고 되겠냐”면서 “댐 건설에 찬성이 많다. 행정부지사는 내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김 군수는 <굿모닝충청>과 통화에서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적 없다”면서 “그러나 새 정권이 들어섰다. 환경부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 이틀 전에도 환경부 관계자와 통화하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빠르게 결정을 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이어 “그런데 예산 삭감으로 압박하는 건 맞지 않다. 솔직히 이 문제에 대해서 도청에서 진지하게 협의한 적 있었냐”며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 물론 댐 건설을 빨리 추진하고자 하는 김 지사의 입장도 이해되지만 열쇠는 환경부가 잡고 있다. 군수를 이렇게 압박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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