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씨와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시)이 나란히 '옥중 추석 인사'를 올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들에게서 자신의 범죄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과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먼저 김건희 씨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변호인인 유정화 변호사를 통해 추석 인사를 통해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편지와 응원이 아니었다면 이 긴 어두운 터널에서 버티지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추석 행복하게 잘 보내세요. 여러분들을 위해서 저도 늘 기도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이같은 김 씨의 '추석 인사'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했다기보다는 윤 전 대통령 지지층들에게 한정된 메시지라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는 엄연히 주가 조작과 매관매직, 국민의힘 공천개입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중범죄를 저질러 구속, 수감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정치 보복의 피해자인 양 행세하며 추석 인사를 빙자해 지지층들을 선동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일 백승아 원내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김 씨의 이같은 '추석 인사'를 두고 "윤 어게인을 외치는 국민의힘과 극우 세력을 향한 명절 인사"라며 "지금은 국민께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지겠다는 분명한 약속과 국민 앞의 사죄가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김건희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매관매직, 공천개입 등 각종 국정농단과 범죄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라고 강조하며 "김건희 씨는 극우세력과 감정에 기대어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수사를 받고 죄값을 치르며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도 추석 하루 전인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옥중 추석 인사' 영상을 올렸다. 권 의원은 해당 영상에서 지역구인 강릉시민들을 향해 인사를 올리는 것으로 운을 떼며 '추석 인사' 영상 대부분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데 할애했다.
그는 "존경하는 강릉시민 여러분! 저는 검사를 20년 했고 정치는 16년 했습니다. 무엇보다 강릉사람의 자존심을 한평생 지켜왔습니다. 이런 제가 처음 독대하는 사람에게 금전을 받았다는 것은 저 권성동과 강릉의 기백을 모르는 엉터리 소설입니다"라며 자신을 둘러싼 통일교와의 정교유착 및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이어 그는 "특검은 수사 대신 가짜뉴스 확산에 매진합니다. 객관적 증거 대신 허위 진술만을 흔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명하신 강릉시민들은 결코 거짓에 속지 않습니다. 저는 진실을 밝히고 무죄를 받아내겠습니다. 문재인 정권도 저를 꺾지 못했듯 이재명 정권도 결코 저를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라며 특검을 향한 비난과 자신의 결백을 부장했다.
그가 내놓은 메시지는 지난 9월 11일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내놓은 메시지와 거의 똑같은데 이미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구속적부심마저도 기각된 상황에서 이런 메시지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결국 지지층 선동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특히 "문재인 정권도 저를 꺾지 못했듯 이재명 정권도 결코 저를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란 말 역시 자신이 마치 정치 탄압의 순교자라도 된 양 늘어놓은 발언이란 점에서 더더욱 지지층 선동에 그 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5일 박지혜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된 권성동 의원이 옥중 메시지를 통해 억울함만을 호소하고 나섰다. 5선을 내리 한 중진 정치인으로서의 품격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권성동 의원의 '추석 인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되었다는 사실에 국민의 정치 불신은 더욱 커졌다. 그 책임 하나만으로도 국민과 강릉 시민 앞에 사죄하고 반성하는 것이 먼저여야 했다"며 "그러나 권성동 의원의 옥중 메시지에 사과란 단 한마디도 없었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권 의원이 “문재인 정권도 저를 꺾지 못했듯 이재명 정권도 결코 저를 무너뜨릴 수 없다”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정치적 순교자 행세'라고 일침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권성동 의원에게 지금이라도 국민과 강릉시민들에게 사죄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결국 김건희 씨와 권성동 의원 모두 자신의 혐의에 대한 반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마치 자신들이 이재명 정부로부터 정치 보복을 당하는 피해자라도 된 양 행세하며 지지층 결집을 위한 선동에 나서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극우 세력들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정치인의 자세인지 되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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