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갑자기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덕수 대망론'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런 '한덕수 대망론'에 선을 그으려 하고 있지만 윤상현, 성일종, 박수영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대선 출마를 강권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 총리 본인까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15일 2개의 단독 보도 기사가 각기 다른 언론사발로 나오며 국민들에게 또 다시 혼란을 일으켰다. 2개의 내용은 내용이 서로 상반된 기사였다. 첫 번째 나온 것은 15일 오후 4시 경에 나온 이데일리발 단독 보도 기사였다.
이데일리는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의 전언을 인용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선 불출마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데일리는 해당 관계자가 “한 대행이 최근 ‘마지막 소명’을 얘기한 것은 말 그대로 이번 조기 대선 때까지 본인의 역할을 다하는 측면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3시간 후인 MBN발로 다른 내용의 단독 보도 기사가 올라왔는데 MBN은 한 총리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등 친윤계의 출마 권유에 자신은 대통령 출마를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히며 일단 선을 그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 이후의 내용이 좀 묘한 구석이 있다.
MBN은 자체 취재를 통해 한 총리가 주변에 여러차례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승리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특히 경제 관료로 50년 이상 재직한만큼 이 전 대표가 주도했던 1인당 25만 원을 지급하는 민생지원금 등의 정책에 대해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국과의 통상 협상이 시작된 상황에서 한미일 연대에 균열이 오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크다고 했다.
또 MBN은 한 대행과 가까운 인사의 전언이라며 현재 출마 의사가 없지만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여론 조사에서 이재명 전 대표에게 크게 뒤지는 상황이 계속되면 출마를 결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상의 보도 내용과 한덕수 총리 본인이 지금까지도 확실하게 '대선 불출마'를 못 박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MBN의 보도대로 대선 출마 여지를 열어두고 있으며 국민의힘이 자신을 대권 후보로 '추대'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정이 사실일 경우 대단히 부적절한 처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 우선 한덕수 총리는 현재 대통령이 유고된 상황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국정 공백을 책임져야 하는 인물이다. 그런 상황에서 대선 출마 욕심을 드러낸다면 안 그래도 파행적으로 굴러가고 있는 국정에 더욱 혼란을 끼칠 수밖에 없다.
또 본인이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집권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것 역시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한 행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 21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총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 많이 지지해달라"는 그 말 한 마디 한 것을 트집잡아 야당이 탄핵소추를 한 바 있었다. 그와 비교하면 한덕수 총리의 발언은 심각한 정치적 중립 위반이다.
위 문제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엄연히 12.3 내란 사태의 피의자 중 한 사람이란 점이다. 지금 잠시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고 있을 뿐 새 정부가 출범하면 당장 수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자신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시간을 벌고자 하는 '방탄 출마'로 보일 수밖에 없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정 혼란을 더욱 조장하고 있어 여러 모로 비판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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