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인용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완벽하게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M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수사를 재개한 사실이 확인됐다.
대선 후보 시절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했던 발언이 허위인지를 두고, 2년 7개월 만에 고발인 조사에 나선 것이다. 이 사건 공소시효는 현재 3개월 남짓 남았고 만일 유죄가 확정될 경우 윤 전 대통령은 당선 무효가 되며 국민의힘은 당시 보전받았던 선거비용 397억 원을 몽땅 게워내야 한다.
MBC는 검찰이 지난 2022년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수사를 재개했다고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가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김한메 상임대표에 대한 고발인 조사를 오는 5월 1일에 하기로 했다.
2022년 9월 고발장 접수 뒤 배당만 해놓고 있다가 2년 7개월 만에 수사에 나선 것이다. 고발인 김한메 대표가 지적한 윤 전 대통령의 허위사실공표는 부인 김건희 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부인한 발언이다.
지난 2021년 10월 15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시절이었던 당시 윤 전 대통령은 "2010년에 제가 결혼하기 전에 이 양반이 골드만삭스 출신이라고 해서. 한 네 달 정도 맡겼는데 손실이 났고요"라고 발언했다. 그런데 검찰이 법원에 낸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2009년 4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김 씨가 13억 9000만 원, 장모 최은순 씨가 9억 원 등 모녀가 23억 원 상당의 이익을 본 것으로 나온다.
또한 넉 달 정도 맡겼다는 말도 틀린 것이 김 씨 명의 6개 계좌가 2010년 1월부터 2011년 3월까지 15개월간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에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 발언과 맞아떨어지지 않는 증거가 나온 셈이다. 뿐만 아니라 윤 전 대통령은 장모와 관련된 발언들로도 고발돼 있다.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에서 윤 전 대통령은 "도촌동 문제라든지 또 그 잔고증명서 문제라든지 이런 걸로 이제 지금 제 장모가 재판을 받고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상대방에게 약 50억 정도의 사기를 당했다"고 했으나 2023년 장모 최 씨는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로 징역 1년이 확정됐고, 도촌동 사건은 차명투자로 드러나 2024년 과징금 27억여 원 부과가 확정됐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공소시효는 선거일 이후 6개월이므로 20대 대선은 2022년 3월 9일에 있었으니 그 해 9월 8일 밤 12시가 시효 만료일이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5월 10일에 대통령에 취임했고 재임 기간 중에는 공소시효가 중단된다. 이후 그가 지난 4일 파면되면서 멈췄던 시계바늘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공소시효는 올해 8월 초까지 살아 있으므로 3개월 남짓 남았다. 허위사실공표는 공직선거법 250조에 따르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는데 공직선거법 위반은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만 확정돼도 당선 무효가 된다.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은 당시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 원을 모두 토해내야 한다.
허위사실공표 외에 공천 개입 문제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2일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 공천에 개입한 사실이 알려졌고 24일엔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대구 수성을) 공천 개입 의혹이 나왔는데 이번엔 작년 11월 중순 뉴스토마토와 JTBC 단독 보도로 알려졌던 포항시장 공천 개입 의혹을 입증할 녹취록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25일 MBC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이 녹취록은 공천개입 의혹을 규명할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MBC는 검찰이 아직 이 녹취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지난 2022년 8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인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이 당시 경북도당 공관위원장이던 김정재 의원이 찾아오는 등 너무 시끄럽다면서 친윤석열계 의원 2명에게 이 문제를 얘기했다고 했다. 특정 인사가 부인 김건희 씨와 가깝다는 이유로 포항시장 공천을 받을 것이란 얘기가 한창 나돌던 때였다.
MBC는 윤 전 대통령이 이렇게 포항시장 공천을 언급한 녹음파일이 있는 것을 확인했고 서울 강서구청장 공천에서도 검찰 수사관 출신인 김태우 씨를 언급한 녹음파일도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대구 수성을 국회의원 공천을 두고도 "이인선 한번 시켜줘야 하지 않나 싶다"고 한 녹음파일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검찰이 확보한 건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명태균과 통화한 이 녹음파일이 유일하다는 것이 문제다. 검찰은 이마저도 늑장 수사에 뒷북 압수수색을 자행하며 선관위가 사건을 고발한 지 1년이 다 돼서야 확보했다. 더군다나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것도 아니고 명태균이 작년 12월 자진해 휴대폰 3대와 USB 1개를 검찰에 제출한 것이었다.
MBC는 검찰이 당시 공천관리위원 등 관련자들도 불러 조사했지만 MBC가 확인한 윤 전 대통령의 육성녹음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이 당 지도부나 관계자들에게 공천을 언급한 녹음이 더 있을 가능성도 크고 검찰이 녹음파일도 확보하지 못한 채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특히 굿모닝충청과 시민언론 민들레, 시민언론 뉴탐사, 리포액트가 공동 결성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팀은 명태균 게이트 수사팀에 속한 창원지검의 홍등불 검사가 명태균에게 '황금폰'을 마창대교에 던져버리라는 둥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서 태워버리라는 둥 상식 밖의 회유를 한 사실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굿모닝충청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