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0일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 북구)의 이른바 '후보 공천 5억 매수설'에 대해 수사기관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의혹은 지난 4일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알려졌는데 2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준호 의원(경기 고양갑)이 해당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재조명됐다.
지난 4일 뉴스타파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당내 공천 서류가 한창이었던 2024년 1월 31일, 김정재 의원과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 겸 공천관리위원이었던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간 통화에서 이 의원이 김 의원에게 현역 의원 가운데 공천에서 배제할 사람을 가려내는 일명 '컷오프 조사' 결과에 관한 내용을 알려줬다고 전했다.
이 조사는 2024년 1월 21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됐는데, 현역 의원 공천 심사 때 40%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정보였는데 전화통화가 이뤄진 시점을 기준으로, 외부에 공개돼서는 안 되는 정보였다. TK 지역의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스타파에 "공천과 직접 관련된 조사 결과는 미리 알려져서는 안 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당시 이철규 의원은 김정재 의원에게 "그런데 아직 공개가 된 건 아니고, 그 이렇게 합산을 나중에 해야 하는데 저기(김정재)는 중간 정도보다 더 낮아. 거기(김정재)가"라며 공천 심사에 참여하는 극소수 인사들만 접근이 가능한 내밀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과 같은 친윤 계파인 김 의원이 공천 심사 과정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사실상 실시간으로 공유해줬다.
이를 통해 공천 심사 과정에서 자신이 중간 이하의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김 의원은 곧바로 "웬만하면은 만약 (여론조사가)3배까지 차이 나면 잘 좀 도와서 단수를 좀 해주시라"며 '단수 공천'을 달라고 청탁했다.
또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포항 지역에 선거 비리, 선거 범죄가 만연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는데 자신도 21대 총선 때 다른 후보로부터 "5억 원을 요구받았다"고 말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녹취록 내용은 아래와 같다.
"경선을 하게 되면 이제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포항 같은 데는 돈으로 매수를 합니다. 보통. 보통은 돈을 한 3억에서 5억 주고 캠프를 통째로 이제 지지선언을 하게 하거든요. 그게 일상화 돼 있어요. (중략) 그러다가 만약에 이제 뭐 걸리면 우리 당이 망하는 건데, 저기 제가 할 때도 예전에 할 때도 다른 후보가 저한테 돈을 5억을 요구하더라고요"
김정재 의원은 이같이 밝히며 이철규 의원에게 재차 자신의 단수공천을 청탁했고 당시 이 의원은 일단 경선에 대비하라고 말했다. 이 전화통화로부터 한 달 뒤, 이 의원의 말대로 김 의원은 경북 포항 북구 지역구에서 경선을 치르고 공천을 받았다. 그리고 3선에 성공했다.
이 뉴스타파의 보도는 2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공개됐고 한준호 의원은 "김정재 의원이 3선을 하는 동안 이 지역 정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이냐?"고 따져 물으며 "누가 김정재 의원에게 5억을 요구했는지 그 돈은 실제로 오고갔는지 일반적으로 오간다는 공천야합의 대가 3억원에서 5억원의 진위를 포함해서 국민의힘 공천야합에 대한 수사당국의 수사를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다"고 목청을 높였다.
아울러 "또 국민의힘도 공천을 돈 주고 사는 정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 싫다면 지난 총선 공천에 이러한 사례가 또 없었는지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며 "이러한 일들을 알고도 오히려 이를 이용해서 공천거래를 시도했던 김정재 의원은 공천야합에 대해 전 국민에게 소상히 진술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30일에도 김현정 원내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김정재 의원의 공천 매수설을 성토하고 나섰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민과 당원의 뜻에 따라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할 공직후보자 선출 과정은 정당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이자, 우리 사회가 끊임없이 추구해 온 정치개혁의 주요 과제다"며 "만약 김 의원의 공천 야합 및 청탁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국민의 신뢰를 배신하고 정당민주주의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잇따른 '산불 망언'과 '공천 청탁 의혹'으로 국민의 대표 자격을 상실한 김 의원에게 남은 길은, 자신의 망언에 대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즉각 수사에 응하는 것뿐"이라고 질타했다.
문제의 김정재 의원은 지난 2019년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인해 최근 검찰로부터 징역 징역 10개월과 벌금 300만원 형을 구형받은 상태다. 이어 뉴스토마토 단독 보도를 통해 지난 2022년 지선 당시 '김건희의 뜻'을 앞세워 포항시장 연임에 도전하던 이강덕 후보를 공천에서 배제하려 했다는 의혹으로 특검 수사 대상에 올라 있고 통일교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지난 23일 JTBC 단독 보도로 알려진 바 있다.
또한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경북과 부울경 지역 산불대책 예방 및 대책 수립 법안 통과 중 "호남에는 불 안 나나?"라는 망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고 올해 대선에서도 김문수 후보 유세 현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향해 “대한민국 총알이 남아돌아도 이재명이(를) 쏠 총알 한 발도 아깝지 않습니까?”란 망언을 내뱉었다.
그 밖에 작년 말 한덕수 전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에도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비례대표)에게 "신장식, 이 재수없는 새끼"라고 욕설을 한 사실도 최근에 다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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