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0일 발생했던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해 조중동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조중동 모두 국민의힘이 스스로 정당의 존재 의미를 허물었다고 비판하며 이른바 보수 단일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먼저 조선일보는 12일 새벽녘 낸 사설 <이러고서 무슨 낯으로 국민에게 표 달라 하나>를 통해 국민의힘에서 벌어진 한덕수 전 후보로의 대선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해 날선 비판을 했다. 조선일보는 "국힘이 지난 24시간 보여준 후보 교체 시도는 막장극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며 대놓고 '막장극'이라고 격하시켰다.
아울러 10일 하루 동안 벌어진 김문수 후보 선출 취소 → 한덕수 입당 후 단독 입후보 → 김문수의 후보 취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 국민의힘 지도부의 후보 교체 당원 투표 강행 → 당원 투표 부결 후 권영세 비대위원장 사퇴 과정을 열거하며 "새벽 후보 취소·등록, 법정 다툼, 투표 강행의 이전투구를 하루 새 전부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국민의힘 내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두고 조선일보는 "당 안팎에선 '대선은 포기하고 대선 후 당권을 장악해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하려고 싸우는 정당 같다'는 말이 나온다. 아니라고 할 수 있나"고 일갈했다.
조선일보는 "지금 보수 후보들의 지지율은 다 합쳐도 이재명 후보에게 뒤지고 있다. 명분 있는 단일화가 이 후보에게 반대하는 표심을 모으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 유권자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김·한 후보 단일화를 원했던 국힘 당원들마저도 후보 교체를 둘러싼 추태를 지켜보고는 반대표로 돌아섰다"며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진 국민의힘의 추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아울러 "국힘은 지난 9일간 퇴행과 혼란, 무능만 반복했다. 처음부터 김 후보를 내세운 것보다 못한 상황이 됐다. 자기 후보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먹고 무슨 낯으로 표를 달라고 하나"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김영삼 전 대통령 발언을 인용해 '상대방이 자빠져. 그럼 이기는 거야'라고 했다. 이번 대선이 그런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다"며 국민의힘 지도부가 스스로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대선 승리를 '상납'하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을 퍼부었다.

중앙일보 또한 10일 <정당의 존재 의미 스스로 허무는 국민의힘>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 내부에서 벌어진 추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이번 국민의힘의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해 "이번 사태엔 당 지도부와 두 후보 모두 책임이 크다"며 양쪽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우선 지도부는 김 후보가 경선에서 선출된 지 3시간 만에 ‘사흘 안에 한 후보와 단일화할 것’을 요구해 김 후보 측의 반발을 산 데 이어, 김 후보가 동의하지 않는 방식으로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밀어붙여 후보 교체를 시도함으로써 공당의 원칙과 가치를 스스로 허물었다는 논란을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문수 후보를 향해서도 "달포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머리를 맞대온 김 후보와 한 후보의 이전투구도 볼썽사납다. 두 후보는 8일까지 두 차례 독대하면서 단일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한치의 접점도 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경선 기간 18일 동안 “당선되면 한 후보와 신속히 단일화하겠다”는 공약을 22번이나 외쳤다. 그 공약을 믿고 찍어준 당원들의 표에 힘입어 승자가 되자 하루아침에 말을 뒤집는 모습에서 정치 신의는 찾을 길 없다"고 그의 '말바꾸기' 행태를 비판했다.
한덕수 전 후보를 향해서도 "한 후보 역시 김 후보를 설득하는 정치력을 보여주는 대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이전 단일화’만 외침으로써 교착을 자초했다. 무소속 출마 위험 회피를 결단으로 포장한다는 냉소까지 나왔다. 무엇보다 공직자 사퇴 시한 직전까지 거취를 분명히 하지 않다가 마치 무임승차하려는 듯한 모습은 명분도 공정함도 결여하고 있다"고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또 중앙일보는 "두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뒤처지는 것으로 나오는 마당에 단일화 분란으로 자중지란에 빠졌으니 대선 결과는 볼 필요도 없게 됐다는 비아냥이 과하지 않다"며 안 그래도 불리한 선거를 국민의힘 스스로 더 불리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이전투구에 모든 당력을 쏟아부으면서 계엄·탄핵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국정 비전 제시는 갈수록 먼 얘기가 되고 있다. 패색 짙은 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꼴사납게 싸우는 진짜 이유가 대선 이후 당권 및 계파 생존 때문이라는 의심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실이라면 공당 아닌 이권 집단으로의 전락이다"고 일갈했다.

동아일보 역시 12일 새벽 <후보 교체 새벽 날치기… 정당사에 남을 ‘졸렬한’ 정치공작극>이란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벌인 추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이번 대선 후보 교체 시도는 우리 정당사에 전례가 없는 졸렬한 정치공작이다. 당내에선 '심야 쿠데타' '제2의 비상계엄' 등 비판이 쏟아졌다"고 일갈했다.
동아일보는 해당 사설에서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해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첫째로 "심야에 이뤄진 후보 공고 과정 자체가 비정상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당시 국민의힘은 10일 새벽 2시 반에 홈페이지에 새 후보 등록 공고를 낸 뒤 새벽 3시부터 딱 1시간 동안만 신청을 받았고 가족관계증명서 등 32건이나 되는 서류를 내도록 했다.
동아일보는 이 점을 언급하며 "한 전 총리 맞춤형 후보 공고였던 셈이다. 경선 2위 후보 등 다른 후보의 등록을 막기 위해 한 전 총리와 당이 짬짜미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규엔 후보 등록 신청 시간이 오전 9시∼오후 5시로 돼 있는데, 이 규정도 무시했다"며 해당 사태가 당헌당규 위반이란 점도 지적했다.
둘째로 "후보 공고에 앞서 진행된 자격 박탈도 민주적 절차와 거리가 멀었다"는 점을 들었다. 당시 의원총회에 참석한 의원 60여 명의 위임을 받은 비대위가 전권을 행사했는데 권영세 비대위원장 등 친윤 지도부는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라는 당헌을 근거로 내세워 자격 박탈을 정당화했다.
그러나 '상당한 사유'가 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이 점을 두고 "사실상 단일화 협상 불발이란 쌍방의 정치적 책임을 명분으로 김 후보의 자격을 박탈한 것이다. 서울남부지법도 '선출된 대선 후보 취소 규정이 당헌에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동아일보는 셋째로 "한 전 총리로의 후보 교체에 대한 ARS 조사는 결국 부결됐지만, 이런 식의 조사가 과거 한 번이라도 있었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당시 ARS 조사는 단일화 상대방인 김 후보 이름은 전혀 등장하지 않은 채 ‘한덕수 후보로의 변경에 찬성하십니까’ ‘한덕수 후보자로 변경하여 지명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등을 물었다.
동아일보는 이 점을 두고 "한덕수, 변경, 찬성 등 가결을 유도하려는 듯한 표현을 반복 주입한 것이다"고 지적하며 사실상 '답정너 여론조사'라고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넷째로 "대통령 파면 이후 경선 내내 당 지도부는 한 전 총리 대선 출마, 단일화론을 띄웠다. 이후 김 후보가 선출된 직후 그날부터 단일화를 압박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이런 행태를 두고 "한 전 총리에게 부전승 혜택을 주는 단일화 구상을 친윤 지도부가 시종일관 밀어붙여 온 셈이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한 전 총리 대선 후보 추대는 불발됐지만 대체 누가 왜 이를 기획하고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강행하려 했는지 밝혀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권영세-권성동 등 이른바 ‘쌍권’ 지도부가 기획한 건지, 실행한 건지, 다른 ‘보이지 않는 손들’이 있었던 건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고 이른바 '한덕수 기획 출마설'에 대한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끝으로 동아일보는 "한동훈 전 대표는 '친윤들이 아직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끌려다닌다'고 했고, 안철수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당을 떠나라'고 했다. 이번 사태는 적당히 넘어갈 해프닝이 아니다. 국민의힘이 환골탈태하려면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관련자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자신들의 견해를 피력했다.
결국 이번 국민의힘에서 벌어진 대선 후보 교체 시도 사건은 조중동이 보더라도 입에 담기 부끄러울 정도로 막장 정치공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안 그래도 이번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내란 사태를 일으켰다 임기 중 파면되면서 실시하는 조기 대선이기에 국민의힘 입장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의 행태에 대해 선을 긋는 시늉조차 하지 않고 도리어 '정권 상실 트라우마' 운운하며 윤 전 대통령의 만행을 옹호하는 '윤석열 방탄'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이로 인해 민심 이반은 더욱 가속화됐다. 이렇게 안 그래도 불리한 선거인데 스스로 이런 자폭쇼까지 벌이니 더더욱 분노해 이런 사설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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