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통일교 몸통' 한학자 구속

변호사 14명 동원해도 소용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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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과 통일교가 연관된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권과 통일교가 연관된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정부·국민의힘과 통일교 간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통일교 총재 한학자 씨가 23일 새벽 4시경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한학자 씨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통일교 측은 이번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무려 14명의 초호화 변호인단을 동원했지만 소용 없었다.

영장실질심사 당일 한학자 씨는 최후진술에서 "나는 특검에 출석해 모두 진솔하게 말했다"며 "내가 책임자니까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향후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또 "나는 초종교적 지도자며, 세상에 평화를 전하는 데 평생을 바쳐왔다"며 "소련의 크렘린궁에서 수천명이 모인 가운데 하늘의 섭리를 강연하고, 북한의 김일성과도 만났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아울러 캄보디아의 훈 센 전 총리·세네갈의 대통령과 친분도 과시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정치에 관심이 없고 정치를 잘 모른다"고 말했다. 특히 한 씨는 이번 심사에 태평양 법무법인, LKB평산 법무법인 등에서 총 14명의 변호인단을 동원했는데 이는 민중기 김건희 특검팀 검사(8명)보다 2배 가까이 더 많은 숫자다.

반면에 특검팀은 한 총재가 세 차례 출석요구에 불응하다 공범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6일 구속된 뒤에야 출석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 점과 증거 인멸 우려를 들어 구속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법원은 구속 필요성을 주장한 특검팀 손을 들어줬다.

한학자 씨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 씨와 공모해 지난 20대 대선 즈음인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해 4∼7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구속기소)를 통해 김건희 씨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데 관여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도 있다.

그 밖에 김건희 씨에게 건넬 목걸이와 가방 등을 교단 자금으로 구매한 혐의(업무상 횡령), 2022년 10월 자신의 원정 도박 의혹에 관한 경찰 수사에 대비해 윤 씨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는다. 먼저 재판에 넘겨진 윤영호 씨의 공소장에는 통일교 측이 한학자 씨의 뜻에 따라 국가가 운영돼야 한다는 '정교일치' 이념을 실현하려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접근해 현안을 청탁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학자 씨의 구속에 성공한 특검팀은 이른바 '통일교 게이트' 수사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한 씨는 2022년 2~3월 경 자신을 찾아왔던 권성동 의원에게 금품이 든 쇼핑백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특검 조사에서 한 씨는 '100만 원 가량 세뱃돈'이라고 답한 바 있다.

그 밖에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도 있다. 개인의 자유의사에 반해 특정 정당 가입을 강요하면 정당법 위반이다. 특검팀은 최근 국민의힘 당원 데이터베이스(DB)를 관리하는 외부업체를 압수수색해 통일교인으로 추정되는 11만여명 규모의 국민의힘 당원 명단을 확보했다.

한편, 한학자 씨와 함께 같은 날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던 비서실장 정원주 씨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이 역시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이뤄졌는데 "공범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책임 정도 등에 대한 다툴 여지도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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