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4일 오후 2시 10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씨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첫 공판에서 피고인석에 앉은 김건희 씨의 모습이 공개됐다. 첫 공판에서 법정 촬영을 불허해 '특혜' 논란을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날 재판은 40분 만에 종료됐다.
이날 김 씨는 마스크를 착용하며 얼굴을 가리고 뿔테 안경을 쓴 모습으로 법정에 입장했다. 다만 미결수는 피고인의 뜻에 따라 법정에서 사복을 착용할 수 있기에 수의(囚衣)가 아닌 사복 정장을 착용했다. 왼쪽 가슴에는 수용번호 '4398'이 쓰여 있는 배지를 달고 있었다.
피고인석에 앉은 김건희 씨는 피고인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절차에서 "직업이 없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 "무직입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생년월일을 묻는 질문엔 "1972년 9월 2일"이라고 답했고, 국민참여재판은 희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건희 씨 측 변호인인 채명성 변호사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말했다. 우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관해 "이미 두 차례 걸쳐 검찰에서 철저한 조사를 거쳐 혐의없음 결정이 내려졌다"며 "김 여사는 주가조작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고 인식하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또 정치 브로커 명태균을 앞세워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에 대해선 "여론조사와 관련해 명태균 씨와 별도로 계약 관계를 체결하거나 지시한 적 없다"고 말했다. 그 밖에 건진법사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전성배 씨가 전달했다는 청탁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고 청탁을 들었던 사실도 없다"면서 "샤넬 가방은 전달받은 사실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채 변호사는 "특검 공소장에 불필요한 기재가 많다"고 주장하면서 공소장 변경을 요청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은 40분 만인 2시 50분 경에 종료됐으며 재판부는 10월부터는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각각 1회 씩 총 2회에 걸쳐 재판을 진행할 것이고 김건희 씨의 재판을 신속하게 할 예정이라고 했다. 본격적인 심리는 오는 10월 15일에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건희 씨는 2009~2012년 중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돈을 대는 '전주'(錢主)와 공범으로서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58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같은 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경남 창원시 의창구 선거구에 공천받도록 개입한 혐의가 있다.
이와 함께 김건희 씨에게는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현안 청탁 목적으로 고가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받은 혐의가 적용됐다. 특검은 지난 8월 12일 김건희 씨를 구속하는데 성공했고 추가 조사를 거친 후 같은 달 29일 기소했다.
역대 영부인 중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것은 김건희 씨가 최초다. 아울러 헌정사상 전직 대통령 부부가 구속 상태로 동시에 재판을 받는 것 역시 처음이다. 그간 'V0'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로 윤석열 전 대통령보다 더한 권력을 누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던 김건희 씨였는데 권불십년(權不十年)이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말처럼 이젠 부부가 나란히 재판을 받는 신세가 됐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굿모닝충청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