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0대 대선 전후로 통일교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경찰청장이었던 윤희근 전 청장 임명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이 4일 밤 JTBC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윤 전 청장은 내년 6월 열릴 9회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국민의힘 입당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7월 4일, 윤석열 정부 초대 경찰청장에 윤희근 당시 경찰청 차장이 내정됐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그는 불과 7개월 전인 2021년 12월에 치안감이 됐고 다음 해 6월 치안정감이 됐기 때문에 '초고속 승진'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불과 두 달 만에 경찰청장이 되며 경찰공무원으로서 최고 계급인 치안총감까지 올랐다.
그런데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민중기 김건희 특검팀이 이런 윤희근 전 경찰청장의 비정상적인 '초고속 승진' 과정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특검 수사의 실마리는 이날 건진법사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였는데 건진법사 지인이 '윤희근 경찰청장 내정' 기사 링크를 보내며 "축하한다"고 했다. 또 "김광호가 경찰청장으로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건진법사는 "미리 작업한 것"이라며 "걱정 안 했다"고 답했다. 특검은 이뿐 아니라 건진법사에게 또 다른 경찰청장 후보자와 고위직 인사를 청탁하는 문자 메시지도 확보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 건진법사 측은 윤희근 전 청장과는 충북 고향이 같아서 이전부터 친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건진법사의 고향은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윤희근 전 청장은 충북 청원군(충북 청주시 상당구) 출신이다.
반면 윤 전 청장은 이런 친분부터 부인했고 건진법사에게 인사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경찰과 관련한 건진법사의 문자메시지는 더 있었는데 건진법사가 '찰리'라 불리는 심부름꾼에게 문자 메시지로 윤희근 경찰청장이 임명된 직후 특정 경찰관을 콕 집어 "상을 주라고 청장한테 전하라"고 했고 실제로 이 포상이 성사됐다는 것이다.
윤희근 전 경찰청장이 경찰청장으로 임명된 지 약 두 달 뒤인 2022년 9월 30일에 건진법사가 '찰리'라고 불린 처남 김모 씨에게 "박OO, 경기남부청 경위, 적극행정 공무원 포상" 이라고 보낸 뒤 이어 "청장한테 전해 달라. 내가 부탁한다고"라고 했다. 문제의 '찰리'란 인물은 바로 건진법사의 심부름 담당으로 김건희 측에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전달한 인물이다.
그런데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건진법사가 '찰리' 김 씨에게 보낸 문자 내용이 2달 만에 그대로 실현됐다고 한다. 경기남부청 청문감사실 소속 경위였던 박모 씨가 실제로 같은 해 11월 28일 포상을 받고 2주 뒤인 12월 8일 경감으로 특별승진한 것인데 건진법사가 청탁한 바로 그 적극행정 포상은 곧바로 특진을 할 수 있어 경찰 내에서도 받기 어려운 상으로 꼽힌다.
박 경감은 JTBC 취재진에 예전에 점을 한 번 보러 건진법사의 법당에 간 적이 있었으며 그 친분 외엔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포상과 경감 특진은 "실적에 따라서 올린 것"이라며 건진법사의 '승진 청탁'에 대해선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JTBC는 윤 전 청장에게 포상과 특진 등에 개입한 사실이 있는지 여러 차례 물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김건희 특검은 건진법사 휴대전화에 들어 있는 여러 인사 청탁 정황 중 실제 성사된 사례에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함께 전했다.
한편 윤희근 전 경찰청장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 출마를 공식화하며 국민의힘 입당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계 입문 초장부터 암초를 만난 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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