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대파 875원 발언 논란에 대해 보도한 MBC 보도가 문제가 있다는 민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됐다는 사실이 26일 경향신문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미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자신의 친인척 등을 동원한 청부민원을 한 사실이 알려져 이 또한 ‘청부민원’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경향신문은 방심위 노동조합의 전언을 인용해 지난 20일 MBC 뉴스데스크가 보도한 〈민생점검 날 대폭 할인? 때아닌 ‘대파 논쟁’〉 기사에 대한 민원이 25일 방심위에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민원 내용을 살펴보면 “해당 보도가 선거방송심의특별규정 중 객관성·사실보도를 위반했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작성됐다.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나도 시장을 많이 봐서 대파 875원이면 그냥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MBC는 이 발언을 두고 벌어진 온라인과 정치권의 논란을 기사로 보도했다.
MBC는 기사에서 “3일 전만 해도 3배 이상 높은 2760원이었는데 이틀 전부터 1000원에 팔더니, 대통령이 방문한 당일에는 추가 할인행사까지 시작했다”고 말했다. 농산물 물가 폭등 대책을 논의하는 민생점검회의에 앞서 ‘정부 행정 성과’만 강조했다는 비판도 담았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세상 물정에 무지함을 부각시키는 의도로 비판, 조롱 대열에 속속들이 합류하고 있다.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함께 선거 유세를 하던 복기왕 충남 아산갑 후보는 지지자가 구매한 대파 한 단을 빌리며 “이거 875원 아녀유? 왜 이렇게 바가지 쓰셨댜?”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꼬기도 했다.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한 후보도 “대파 한 단에 875원이라면 농민들은 다 죽으라는 겁니까? 농민의 아픔을 가장 잘 아는 이재한이 우리 지역을 살려내겠습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세상 물정 모르는 행태를 비판하는데 동참했다.
더불어민주당 외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또한 24일 열렸던 대전 중구 소재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대전시당 창당대회에서 “윤석열 정권은 대파 때문에 망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시민들 또한 이른바 ‘875원 대파 찾기 놀이’를 벌이며 윤석열 대통령의 무지함을 풍자, 조롱하고 나섰다.
그런 와중에 범죄심리학자 출신 국민의힘 이수정 경기 수원정 후보가 전날 한 방송에서 “875원은 한 뿌리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어설프게 윤석열 대통령을 비호하고 나서 더욱 논란을 일으켰다. 이런 이수정 교수의 발언을 두고 한 X(옛 트위터) 이용자는 “바이든-날리면 시즌 몇 번째냐 도대체”라고 적었다.
한편, 경향신문은 이 기사를 문제 삼은 민원이 선거방송심의위에서 심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아울러 해당 민원이 선방심위에서 ‘신속심의’로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선방심위는 MBC 뉴스데스크의 지난달 27일 ‘미세먼지 농도 1’ 보도가 특정 정당을 연상되게 한다며 지난 14일 신속심의를 진행했다. 이날 법정 제재를 전제로 하는 의견 진술을 듣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875원 대파 발언 심의 민원 역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청부민원 사례가 아니냐고 의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자신의 친인척과 지인, 전 직장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소속 직원들을 대거 동원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비판적인 보도를 낸 언론사들의 기사를 문제 삼는 민원을 넣도록 청부한 사실이 뉴스타파 보도로 알려졌다.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이미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청부민원의혹이 있었는데 문제의 ‘875원 대파 발언’이 논란이 되기가 무섭게 곧장 MBC 기사를 심의해달라는 민원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올라왔기에 또 ‘청부민원’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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