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향해 "남한과 북한 중 어느 쪽이 자국 이익을 위해 더 중요하고 필요한지 분별 있게 결정하길 바란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전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러시아는 이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은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결정적인 위협이자 심각한 도전"이라며 "한러관계의 향배는 오롯이 러시아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하기도 했다.
그러자 러시아 측에선 즉각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크렘린궁 페스코프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접근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북한과 남한 등 역내 모든 국가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또 평양에는 파트너가 있고 서울에는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국가가 있다면서 "적대적인 국가들과 우호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즉, 윤석열 대통령이 러시아를 향해 으름장을 놓았지만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는 마치 그런 윤 대통령을 비웃기라도 하듯 북한 동북단의 항구인 나진항을 통해 중국을 상대로 석탄 수출을 재개했다는 소식이 현지 언론인 코메르산트에 의해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4~5월 13만2000t의 석탄을 북한 나진항으로 보냈으며, 해당 석탄은 이후 중국으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북한으로 석탄을 선적했다는 기록은 2021년 1만5000t이 마지막으로 남아 있다.
코메르산트는 "나진항을 통하면 극동 항구로 향하는 혼잡한 경로를 우회해 대중국 석탄 선적을 연간 200만~300만t 상당으로 늘릴 수 있다"라며 지난 4월부터 하산-나진 육로를 통해 선적 작업이 재개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2011~2017년 북한에 석탄을 수출했으나, 이후 러시아 측은 서방 제재를 우려해 석탄업자들이 하산-나진 경로 이용을 꺼린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매체는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안에서 나진항을 통한 제3국 석탄 수출을 제외했고, 이로 인해 러시아의 수출 기회가 열렸다고 전했다.
이날 보도는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찾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한 이후 나왔다.
뿐만 아니라 북한 군사교육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하기까지 해 북러 간 군사협력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군 최고위급이나 무기개발에 직접 관여한 인사가 아닌, 장교 재교육 기관 인사가 방문한 만큼, 협력 수준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가치 외교'로 인해 한러관계는 나날이 악화되는 반면 반대급부로 북러관계의 밀착을 불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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