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최근 들어 국민의힘 지도부가 연일 헌법재판소를 향해 '우리법연구회' 프레임을 씌우고 공격을 하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우리법연구회를 '법원 하나회'라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이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아직도 임명하지 않은 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건에 대해서도 헌재가 권한쟁의심판과 헌법소원을 각하해야 한다고 압박을 하고 있다.
이런 '우리법연구회' 프레임에 대해 뉴스타파는 윤석열 탄핵심판 불복 명분 쌓기 위한 빌드업이라고 진단했다. 4일 뉴스타파 이범준 기자는 "정계선‧이미선‧문형배 재판관 등을 두고 이들이 우리법연구회 출신이기에 좌편향이라고 주장하는 세력의 노림은 재판 불복"이며 "헌정 질서를 부정하고 국가를 전복하려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우리법연구회는 주로 진보 성향의 판사들이 모인 학술 단체로 알려져 있다. 보수 언론들과 보수 정당은 이 점을 늘 트집잡았다. 그러나 이범준 기자는 자신의 경향신문 재직 시절 당시 20년 동안 사법 분야 담당 기자로 활동하면서 관찰한 사실과 헌법재판소 역사를 토대로 이런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들의 주장이 억지라고 반박했다.
그는 "정계선 재판관은 취임 시점에 상당한 안목을 갖춘 재판관에 들고, 이미선 재판관은 그간 결정에서 드러났듯이 진보와 보수 사이를 오간 스윙 보터(swing voter)에 속한다"고 평가하며 "이들이 해산한 우리법연구회 소속이었다고 해도, 그래봐야 수석 합격한 모범생 법조인이고 재산이 적지 않은 중도성향 법조인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란 혐의 영장 집행을 막겠다며 경찰을 가로막는 반국가세력이 좌파라고 평가할 대상은 더욱 아니다. 오히려 우리 사회의 가장 우측에 누워 부정선거 같은 거짓 사실로 폭동을 획책(劃策)하는 그들에게 좌파가 아닌 사람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끊임없이 여론 선동과 색깔론 공세를 펴나가는 국민의힘과 그 지지층들을 향해 강한 일침을 날렸다.
이범준 기자는 국민의힘이 "정계선‧이미선‧문형배 재판관 등을 두고 이들이 우리법연구회 출신이기에 좌편향이라고 주장하는 세력의 노림은 재판 불복"이라고 단언하며 "헌정 질서를 부정하고 국가를 전복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조만간 나올 탄핵 심판 결과에서 전체 재판관 의견 분포를 보면, 국민 다수가 반대로 생각하게 될 테다. 이들 재판관이 좌편향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극우 세력이라고"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향해 "머리를 차갑게 하고 헌법재판소법을 펼쳐 제2조 헌법재판소 관장 사항에 탄핵심판과 함께 정당해산심판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끊임없이 내란 선전, 선동을 기도하고 있으니 위헌정당으로 해산될 수 있다는 강한 경고를 담은 발언이다.
이렇듯 국민의힘의 거듭된 '우리법연구회' 프레임 뒤집어 씌우기는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선고에서 '인용' 결정이 나오더라도 우리법연구회 출신들의 정치 편향 때문이라는 불복 논리를 펴나가려는 빌드업이라는 것이다. 법치를 강조하는 보수 여당이 헌재 불신을 조장하면서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면 불복할 명분을 쌓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이는 역시 내란 선전, 선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과거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씨의 탄핵심판이 당시 헌법재판관 8명 전원 만장일치로 통과된 직후 박사모를 비롯한 탄핵 반대 세력들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헌법재판소를 공격하기 위해 폭동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그 당시에도 김진태, 조원진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수시로 친박 집회에 참석해 여론 선동을 일삼았고 김평우, 서석구 등 당시 변호인단들도 마찬가지로 집회 참가자들을 끊임없이 선동했다. 이들의 선동이 곧 탄핵 불복과 헌법재판소 공격 시도로 이어졌던 것이다.
지금도 8년 전 그 때와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당장 지난 1월 19일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직후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보면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이 '훈방' 등의 단어를 꺼내며 폭도들이 폭동을 일으킬 수 있도록 부추겼고 여기에 전광훈, 신혜식 등 극우 유튜버들 또한 '국민저항권'을 들먹이며 폭동을 선동했다.
그러므로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인용 결정이 나온 직후에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지지층이 8년 전과 마찬가지로 폭도로 돌변해 헌법재판소를 습격하려 들 가능성이 없다고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헌법재판관 개개인을 향해 '우리법연구회' 프레임을 뒤집어 씌우며 탄핵심판 불복 명분을 쌓는 것 또한 내란 선전, 선동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대한민국의 헌법보다 윤석열 한 사람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고 윤석열 한 사람을 광신적으로 숭배하는 정당이 과연 공당으로서 가치가 있는지 의문부호를 낳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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