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민중기 김건희 특검팀이 14일 오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소환조사했다. 김 씨가 지난 12일 밤 구속된 후 처음으로 이뤄진 소환조사다. 이날 민중기 특검팀은 명태균 게이트와 2022년 6월 스페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순방 당시 착용한 6200만 원 상당의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수수 관련 의혹 등을 심층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기자들에게 공지로 김 씨가 이날 오전 9시 53분에 도착해 56분부터 조사가 시작됐으며 부당 선거개입과 공천개입 등 의혹 부분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즉, 명태균 게이트 관련 부분에 대해 심층조사하겠다는 뜻이다.
명태균 게이트는 김건희 씨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도 기재된 범죄사실인데 김 씨는 지난 2022년 20대 대선 당시 명태균이 실질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로부터 총 48회에 달하는 여론조사를 받았으나 2억 7000여 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 대신 그 대가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 외에 2022년 8회 지선 당시 박완수 경남지사와 김진태 강원지사의 공천에도 김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으며 포항시장과 평택시장 선거에도 개입했다는 혐의가 있다. 아울러 2024년 22대 총선 때엔 김영선 전 의원을 다시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서 내쫓고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공천하려고 손을 썼다는 의혹도 있다.
특검팀이 지난 7일 청구한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도 김건희 씨의 공천개입 혐의가 상세히 담겨 있다. 특검팀은 김건희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명태균으로부터 2022년 3월 중순쯤 ‘김영선 공천’ 부탁을 받고 이에 응했다고 영장에 기재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5월 8일 장제원 당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통해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김영선에게 창원의창 선거구 단수공천 주라’는 취지로 지시하고 ▶다음날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윤 의원에게 전화해 재차 공천 지시를 확인한 것 모두 김건희 씨와 공모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지난 6일 김건희 씨를 소환하기에 앞서 명태균과 김영선 전 의원, 윤상현 의원 등 관계자를 잇달아 불러 조사했다. 특히 지난달 27일 소환한 윤상현 의원으로부터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당시 김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중앙일보는 여기에 더해 지난 12일 영장실질심사에서 ‘히든카드’였던 반 클리프 목걸이 의혹도 이날 조사에서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김건희 씨는 당시 “목걸이를 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끝까지 유지했으나 특검팀은 김 씨에게 2022년 3월 대선 직후 해당 목걸이뿐만 아니라 그라프 귀걸이와 티파니 브로치 등 이른바 ‘나토 3종 세트’를 모두 선물했다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자수서도 확보한 상태다.
특검팀은 영장심사 당시 진품 목걸이도 증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건희 씨 측은 반 클리프 목걸이 사건은 구속영장에 적시되지 않은 별건 수사라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해당 의혹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구속 수감된 김건희 씨의 수인번호는 4398로 알려졌으며 이날 조사에선 수인번호 4398이 새겨진 연녹색 죄수복이 아닌 사복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미결수용자는 수사나 재판 또는 법률로 정하는 조사에 참석할 때 사복을 착용할 수 있다.
아울러 김건희 씨가 구속 후 첫 소환조사에 응하면서 남편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면은 한층 더 깎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10일 재구속된 이래로 조은석 내란 특검과 민중기 김건희 특검팀의 소환조사에 잇달아 불응한 것은 물론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도 불응하는 추태를 부리고 있다.
이에 민중기 특검팀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려 했을 때에도 입고 있던 죄수복을 탈의하고 속옷차림으로 드러누워 버티며 불응하기도 했고 두 번째 집행 때도 의자에 앉아 버둥거린 채로 버티며 불응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같이 대비되는 부부의 태도로 인해 14일 조국혁신당 윤재관 수석대변인은 "범죄 화수분 김건희가 수갑을 찬 채 특검에 출석하여 구속 후 첫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은 여전히 특검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V0 김건희가 특검 조사에 응했듯, 이제 V1 윤석열이 뒤따를 차례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권력형 부패범죄를 저지른 김건희를 과거 '박절하지 못했다'라며 방패 노릇하기 급급했던 윤석열은 이제라도 특검 조사에 응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1시간 중 59분을 혼자 떠들 만큼 말이 많았던 자답게 특검에 나가 입을 열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한때 대통령으로 불렸던 자가 배우자조차 순순히 응한 특검 조사를 끝까지 거부하는 것은 자기 무덤을 더 깊게 파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윤 수석대변인은 "더욱이 부부는 일심동체인데, 한 사람만 조사받는 것은 최소한의 부부 의리조차 저버리는 일 아니겠는가?"라며 아내만도 못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태도를 비꼬았다.
이어 윤 수석대변인은 "김건희의 권력형 범죄는 남편의 권력을 기반으로 벌어진 일"이므로 "따라서 윤석열이 최소한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윤석열은 속옷난동 같은 추태를 부릴 것이 아니라 자진해 수갑을 차고 특검에 나와 특검에 진실을 실토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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