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2일 밤 윤석열 정부의 비선실세로 꼽혔던 김건희가 구속되면서 마침내 다수의 국민들이 염원했던 윤석열, 김건희 부부가 나란히 구속됐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반으로 구속된 것은 77년 헌정사를 통틀어 최초의 일이고 김건희는 영부인들 중 최초로 구속되는 신세가 됐다. 이제 우리는 이 지점에서 과연 진짜 악의 몸통은 누구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윤석열이란 인물이 보수 진영에서 일약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게 된 계기는 단연 2019년부터 진행됐던 '윤석열의 난'이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는 검찰개혁을 내세운 조국, 추미애 등 두 법무부장관을 들이받는 하극상을 일으키며 대권 주자 풀이 말라버린 보수 진영에 일종의 청량감(?)을 선사했고 그 덕에 대권주자까지 올랐다.
이 '윤석열의 난'을 다시 한 번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당시 윤석열은 검찰개혁에 찬성하는 척하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속이며 검찰총장 자리에 올랐고 조국 전 대표가 법무부장관에 임명되자마자 본색을 드러내며 검찰개혁을 온몸으로 반대했다. 이는 명백히 일개 검찰총장이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대다수 주류 언론들은 이 사건을 '조국 사태'라 하며 조국 전 대표를 향해 화살을 날렸다.
조 전 대표가 취임 후 35일 만에 물러나며 그 후임으로 온 추미애 전 장관을 향해서도 윤석열은 수시로 하극상을 자행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검찰총장은 명백히 법무부장관의 지휘를 받아야 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하극상을 자행했는데 대다수 주류 언론들은 이 사건을 '추윤 갈등'이라고 하며 하극상이 아닌 갈등 관계인 양 몰아갔다.
이러한 보도가 문제가 됐던 것은 사안을 왜곡시켰기 때문이다. 소위 '조국 사태'나 '추윤 갈등'이나 본질은 검찰의 이권 수호에 골몰했던 윤석열의 하극상이었다. 그러나 대다수 언론들은 이를 외면한 채 조국, 추미애 두 사람을 악(惡)으로 몰아갔고 윤석열은 정권의 탄압을 받는 '외로운 강골검사'로 포장했다.
지금 윤석열의 모습을 보면 '강골검사'란 이미지는 언론이 포장해놓은 허상에 불과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주류 언론들은 윤석열 정부의 탄생에 막대한 책임이 있는 자들이며 이들은 반드시 국민들 앞에 백 배 사죄해야 마땅하다. 대다수 보수 언론들은 진짜 악의 몸통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또 아무리 윤석열이 미쳐 날뛰어 문재인 정부 후반부 내내 하극상을 저질렀다고 해도 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자신만의 세력도 없이 혼자 미쳐 날뛸 경우 당연히 숙청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검사동일체'란 논리에 휩싸인 채 법치보다 제 조직의 이익에만 민감하며 자신들의 적대 세력에는 야멸차게, 우호 세력에는 솜방망이 수사를 자행한 정치 검찰 역시 악의 몸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 검찰들이라고 해도 역시 혼자서 미쳐 날뛸 수는 없다. 정치 검찰이 날뛰기 위해선 조력자가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사법부다.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서는 영장이 있어야 하는데 그 영장을 발부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바로 사법부다. 이미 사법부는 문재인 정부 당시 불거졌던 양승태 사법농단의 진상을 은폐한 전력이 있는 자들이다.
또 이들은 최근에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굳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대법원 선고를 하겠다고 설치며 끝내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대법원에 사건이 넘어오고 불과 9일 만에 선고가 내려진 것이니 '졸속 재판'이라 부르기도 아까운 사실이다. 그런 반면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소위 '빠루 사건'은 6년째 1심 선고조차 하지 않고 시간을 질질 끌고 있다.
따라서 정치 검찰이 미쳐 날뛰도록 한편으로 도와준 정치 사법부 역시 악의 몸통이라 부를 수 있다고 본다. 그 밖에 천민자본주의에 빠져 세금 내는 것은 아까워 하면서 제 배를 불려주는 정권에는 굽실거려 마지 않는 천민자본가들도 악의 몸통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즉, 정권이 바뀌어도 언제나 변하지 않은 채 기득권을 누렸던 3개의 집단인 재벌, 언론, 검찰이 진정한 악의 몸통인 셈이다. 여기에 이젠 사법부까지 추가해야 한다.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악의 몸통이고 이들이 낳은 분신 중 가장 악독한 괴물이 바로 윤석열과 김건희였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따라서 윤석열과 김건희 부부를 감옥에 보냈다고 해서 안주할 것이 아니라 진짜 괴물의 몸통을 베어버려야 한다. 윤석열과 김건희 부부를 구속시킨 것은 겨우 팔 하나 좀 더 심하면 꼬리 하나 잘라낸 것에 불과하다. 괴물의 몸통을 베어버리기 위해선 반드시 검찰개혁, 재벌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이미 이 개혁 문제는 문재인 정부 때도 있었던 것이지만 불행하게도 문재인 정부는 가장 정부의 힘이 강력했던 시절에 여소야대라 야당의 어깃장으로 인해 개혁의 뜻을 펴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여대야소이고 마음만 먹는다면 못할 것이 없다. 개헌 빼고 모두 다 할 수 있는 것이 지금 민주당이다.
이재명 정부와 지금의 민주당은 반드시 문재인 정부를 거울로 삼고 개혁 이슈가 뜨거울 때 한 번에 해치워야 한다. 조금만 방심하면 저들은 다시 고개를 쳐들고 달려들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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