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5일 오후 3시 경 더불어민주당 공보국이 이른바 명태균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당시 김건희 여사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 을)에게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담겨 있어 큰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날 더불어민주당 공보국은 명태균 녹취록 파일 3개를 공개했다. 첫 번째 '미륵보살'이란 이름의 녹취록을 들어보면 명태균이 "그래서 내가 윤상현이 제일 친한 함성득이한테 내가 시켰지. 함성득이 내 보고는 미륵보살이라 하니까. 미륵보살이라고 합니다"고 한 말이 눈에 들어온다.
또 명태균은 "대통령항 만들고 김영삼, 김대중할 때 그런 사람들이 내 보고 선생님 같으신 분이 어떻게 지금 나왔냐고. 서울 사람들은 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너를 경쟁 상대로 생각할 수도 없고. 너를 그냥 부처로 생각한다 이렇게 본다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녹취록은 더불어민주당 공보국의 설명에 따르면 2021년 광복절 무렵에 명태균이 지인들과 한 대화 중에서 나온 발언이며 "자신이 함성득에게 친박 윤상현의 윤석열 캠프 합류를 부탁했다며, 함성득 등이 자신을 미륵보살로 부른다고 얘기"라고 한다. 함성득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아크로비스타 이웃 주민이며 지난 4월 말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영수회담을 물밑 조율한 여권 측 특사였다.
두 번째 녹취록 파일인 '예지력'을 들어보면 명태균이 "나는 권력도 없고, 아무것도 없고, 다른 사람보다 예지력이 있어서, 미리, 미리 미래를 보는 건데"라고 말했다. 이 녹취록은 2022년 4월 명태균이 지인과 대화하면서 나온 것이다.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한 배경이 '예지력'이라고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 녹취록 파일인 '윤상현과 함성득'은 단연 압권(壓卷)이라 할 수 있다. 2022년 4월 하순 명태균이 지인 A씨와 한 대화에서 나온 부분이다. A씨가 명태균에게 "사모님은 그 윤상현 의원한테 전화했지?"라고 묻자 명태균이 "예"라고 답하며 "나중에 저녁에 이제 누고, 함성득이 가갖고 막 난리 치겠지. 자기 친구니까"라고 덧붙였다.
이에 A씨가 "함성득 교수도 어찌 보면 뒷북 맞은 거지"라고 하자 명태균은 "그러니까 윤상현이가 가서 또 울고 불고 또 난리 치겠지. 내보고 개새끼라 카더라. 이 새끼가 미친 새끼 아이가 그러면서"라고 윤상현 의원이 자신에 대해 험담을 늘어놓았다고 주장했다.
이 말에 A씨가 "참, 자기를 갖다가 공심위원장(공관위원장) 시켜 놨더만은, 참나 진짜"라며 명태균의 말에 맞장구를 쳤고 명태균은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겨도 유분수지"라고 했다.
이 녹취록은 볼 때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이 사실이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물증이라 할 수 있다. A씨가 언급한 '사모'는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며 김 여사가 윤상현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전화했느냐고 묻는 것으로 볼 때 공천 개입에 대한 압력 행사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지난 10월 31일 최초 명태균 녹취록이 공개됐을 당시 윤상현 의원의 설명과도 배치된다. 윤 의원은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대통령 부부와 공천 관련 자료나 서류를 함께 본 적이 없다"고 밝히며 공천은 오직 원칙과 기준에 따라 결정되며, 외부의 의견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공천 관련 논의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명확히 "상의한 적 없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명태균 녹취록을 볼 때 김건희 여사가 윤상현 의원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경남 창원시 의창구 공천 문제로 압박 전화를 넣었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말이 단지 명태균의 '허풍'이었다면 김 여사와 윤 의원이 당시 통화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아직도 김영선 전 의원의 지난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당시 공천 과정에 얽힌 의혹들은 어느 것 하나도 명확하게 해소된 것이 없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그저 '모르쇠'로 일관한 채 부인하기만 하고 있을 뿐 좀처럼 이 녹취록을 반박할 수 있는 증거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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