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사병' 대통령 경호처 붕괴가 결정타

1차 체포영장 집행과 달리 순조로웠던 2차 체포영장 집행...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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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체포되기 직전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5일 오전 체포되기 직전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5일 오전에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은 지난 1차 집행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신속하고 순조롭게 이뤄졌다. 물론 2차 집행 때는 1차 집행 때보다 더 인력을 보강해서 확실하게 들어간 측면이 있지만 결정타는 '윤석열의 사병' 노릇을 했던 대통령 경호처의 붕괴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대통령 경호처는 박종준 전 경호처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고 나섰다. 그러나 그 이후 경호처 일선 직원들 사이에서 심리적 동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속속들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시점은 지난 10일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사의 표명 후 경찰에 자진 출석한 때로 볼 수 있다.

이 날 이후 경호처는 크게 술렁였다. 11일 경호처 내부망에는 한 직원이 '체포영장 집행을 막는 것은 공무집행 방해'란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김성훈 차장의 지시로 삭제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내부 반발이 극심해지며 다시 복구됐고 영장 집행 시도가 임박하자 일부 간부들은 직원들에게 휴가를 소진하게 했다.

15일 당일에는 경호처 직원 대부분이 지휘부의 명령을 거부한 채 대기동 등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덕에 윤갑근 변호사 등 변호인단과 김기현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20여 명이 인간띠를 두르며 방해하는 바람에 정문 앞에서 시간이 잠시 지체됐지만 정작 정문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오전 7시 40분 경 사다리를 타고 관저 경내 진입에 성공한 경찰과 공수처는 오전 8시 5분쯤 관저 바로 앞 흰색 철문 초소까지 진입에 성공했다. 초소 앞에 있던 윤갑근 변호사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잠시 대화한 경찰·공수처는 오전 8시 10분께 철문 안으로 들어갔다. 

윤 대통령을 지켜줄 방패막이였던 경호처가 무너지자 더 이상 버틸 방도는 없었다. 검찰의 2차례 출석 요구와 공수처의 3차례 출석 요구에도 모두 불응하며 버텼던 윤 대통령은 체포가 임박해지자 부랴부랴 변호인단을 앞세워 '자진 출석'을 하겠다고 다시 버티기에 돌입했으나 그 역시도 겨우 2시간 반 정도를 늦추는데 그쳤다.

결국 경호처의 변심이 당초 우려됐던 유혈 충돌 사태를 피하며 순조롭게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이뤄낼 수 있게 만들었다고 볼수 있다. 차성안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를 두고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호처 직원이야말로 영웅"이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국회 앞에 소극적 불복종을 펼친 군인들처럼, 문무를 겸비한 최고의 공무원인 경호처 직원들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구했다. 헌법을 구했다"며 "영장 집행 저지라는 부당지시를 거부한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경호처가 변심하게 된 이유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겁한 태도가 결정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을 두고 '불법' 프레임을 씌우며 지지층 결집, 선동을 자행했고 경호처를 앞세워 자신을 지키도록 해 사실상 사병처럼 부렸다. 그 덕에 지난 3일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는데는 성공했으나 경호처 직원들 모두 특수공무집행방해죄 혐의를 뒤집어 쓰게 됐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끝까지 비겁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시도하면 총이 안 된다면 칼이라도 써서 막아라"고 하는 등 경호처를 계속 방패막이로 쓰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자신들을 총알받이로 내세우며 뒤로 숨는 윤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 경호처 직원들도 결국 환멸을 느끼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다 보니 아무리 강성 친윤 성향의 김성훈 경호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 등이 '결사 항전'을 목소리 높여 외쳤어도 이미 윤 대통령에게 환멸을 느낀 경호처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울 수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윤 대통령의 권위와 리더십이 모두 무너지며 더 이상 자신을 지켜줄 방패는 사라졌고 그렇게 체포되는 수순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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