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술래] “일어서면 어지럽다… 어떤 진료과에 가야할까요?”
[건강술래] “일어서면 어지럽다… 어떤 진료과에 가야할까요?”
  • 이형석 원장 세종 두미소신경과
  • 승인 2019.09.0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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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석 원장 (세종 두미소신경과)
이형석 원장 (세종 두미소신경과)

[굿모닝충청 이형석 세종 두미소신경과 원장] 어지럼이란 단어는 누구나 쉽게 사용하는 말입니다. 이것은 질병의 한 증상일 수도 있고 겪고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한 느낌의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방이 엉망 진창 지저분한 것을 보고 어지럽다고 할 수도 있고 놀이기구를 타고 어지럽다고 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는 질병에 의한 증상은 아닌 것이지요. 

하지만 어지럼은 여러가지 질병에 의해서도 쉽게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항상 주의를 해야 합니다. 오늘 알아볼 어지럼증은 조금 특별한 경우에 발생하는 어지러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바로 일어서면 나타나는 어지럼증입니다.

쪼그려 앉았다가 갑자기 일어서면 눈앞이 깜깜해지며 핑도는 어지럼, 한번씩은 겪어 보셨을 겁니다. 일어서면서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어지럼이지요. 이러한 어지러움은 수초 이내 좋아지고 쪼그려 앉으면 즉시 나아지지요. 

이러한 현상이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면 질병은 아닙니다만 자주 반복되는 경우 기립성 저혈압을 생각해 보아야합니다. 기립성 저혈압은 그 자체로 질병은 아니지만 혈압약, 이뇨제등의 복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이러한 경우 약을 조절하여 완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경계질환(자율신경병, 다계통위축증 등)의 증상일 수도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이러한 질병은 신경검사와 기립경사검사로 확인이 가능하며 약물 치료로 호전될 수 있습니다. 

발작성기립빈맥증후군(POTS)은 조금 다른 형태의 어지러움이 발생합니다. 일어서면 기운이 없고 멍하며 다리에 힘이 없는 느낌이 들고 눈이 침침해지기도 합니다. 만성 피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두근거림이 동반될 수도 있습니다. 서있을때 맥박이 너무 빨라지는 것이 이 병의 특징인데 기립시 맥박이 분당 120회가 넘어간다면 의심해 봐야합니다. 

자율신경검사와 혈액검사가 필요하며 선행하는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과적으로 예후가 좋은 편이라 증상을 개선시키는 약을 복용하면서 운동 요법을 병행한다면 완치될 수 있습니다. 

자세와 연관된 어지럼의 대표 질환인 이석증도 기립시 어지러움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석이 어느 관에 위치하고 있는가에 따라 같은 이석증이라도 양상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대부분 누울 때 돌아가는 듯한 어지러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서있을 때 만 어지러울 수도 있으며 돌아가는 느낌이 아닌 기울어지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울렁거림, 멀미감이 동반됩니다. 앞서도 언급한 듯이 어느 관에 이석이 위치하는 지 알아내는 것이 치료에 첫걸음입니다. 

평형기능검사로 이석이 있는 관의 위치를 정확히 알아낸 다음 각 관에 맞는 이석정복술로 즉시 치료 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일어서는 자세와 연관하여 매우 드물지만 치명적인 질환이 있는데 바로 뇌졸중입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척추-기저동맥 허혈증을 주목해야합니다. 척추-기저동맥은 뇌의 뒷부분, 즉 뇌간과 소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입니다. 뇌간과 소뇌는 몸의 중심을 잡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부분으로 이 곳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문제가 생기면 혈액량이 줄어들어 중심을 잡기 힘들고 어지러워집니다. 

특히 일어서면서 혈압이 내려갈 때 혈관이 좁아진 경우라면 혈액량은 급속히 감소되므로 어지러움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뇌혈관 CT 검사 등을 통해 정확히 진단을 받을 수 있으며 약물 치료나 시술을 통해 혈관을 넓혀주게 되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기립성 어지럼은 만성 증상으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단편적인 검사들을 받습니다. 그런데 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이 무엇일까요? 첫번째로 통합적인 검사가 아니어서 검사의 선택이 잘못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평형 검사를 해야 했어야 할 분이 뇌혈관검사를 받는 경우지요. 아무리 검사해봐야 진단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둘째로 비교적 최근 알려진 개념으로 주관적 어지러움 인지장애 또는 지속적 지각적 자세성 어지럼(PPPDs)입니다. 어떤 원인이든 평형기능의 이상이 발생했는 데 이를 제때 치료하지 못하여 뇌가 잘못 적응하여 기능이상이 생긴 상태입니다. 

이러한 경우 장기간 전정재활치료와 항우울제같은 뇌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호전이 됩니다. 그냥 두면 증상이 점진적으로 더 악화되거나 다른 증상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기립성 어지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여러 전문 진료과와 내용이 중복되기도 하고 나누어지기도 해서 어느 과를 찾아 가야할 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신경과 전문의로 이와 같은 다양한 어지러움을 수없이 접하면서 제일 안타까웠던 점이 환자가 겪는 어지럼은 말 그대로 그냥 어지럼이어서 환자가 이를 구분하여 스스로 특정과를 찾아가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과를 갈지 환자 스스로 안다면 이미 본인이 어지럼 전문가이겠지요. 

또한 각과에서 자신의 분야에 관한 검사만을 하다 보니 검사 정보가 교류되지 못하여 전체적인 판단이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어지럼에 관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러한 진료과별로 세분되고 전문화된 형태의 진료의 정점이 바로 대학병원입니다. 각분야를 세세히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증상에 대한 통합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큰 문제입니다. 

어지럼은 다양한 원인을 가지는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각 과 전문 영역만을 염두에 두고 좁은 분야만 진료하는 의사의 입장이 아닌 어지럼이라는 증상을 가진 환자 입장에서 통합적인 진료를 추구하는 병원이 많아 졌으면 합니다. 

또한 환자 입장에서는 그러한 병원을 먼저 찾아 나무보다는 산 전체를 먼저 보는 진료부터 시작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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