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들 탈당으로 협박?
비명계들 탈당으로 협박?
안전한 단수공천 보장 받기 위한 '벼랑 끝 전술'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11.08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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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암시한 이상민 의원.(출처 : 채널A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7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암시한 이상민 의원.(출처 : 채널A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7일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구 을)이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와 채널A 인터뷰를 통해 탈당을 암시한 이후 이원욱 의원(경기 화성시 을)과 김종민 의원(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도 탈당을 암시하고 나섰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비명계이고 더불어민주당 원외 혁신 기구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에서 설훈, 조응천 의원과 함께 출당 대상으로 지목한 인물이란 것.

사실상 이재명 지도부가 존속되는 한 앞으로의 정치 생명을 장담할 수 없는 인물들이란 셈이다. 때문에 이들이 정말로 탈당을 염두에 두고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종의 ‘벼랑 끝 전술’로 탈당하겠다고 협박해 지도부를 굴복시켜 단수공천을 받으려는 것인지 의견이 갈리고 있다.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들과 연대해서 당을 만들 것이냐, 아니면 기존에 있는 당을 선택해서 거기에서 힘을 댈 것이냐. (제3지대 연합) 그럴 수도 있고. 또 국민의힘과 손잡을 수도 있고. 지금의 민주당보단 낫다고 생각해요. 어떤 선택이든.”이라 하며 탈당을 암시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신당 합류 혹은 국민의힘 입당 등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놨다. 다만 지역구는 바꿀 생각이 없으며 그대로 본인의 원래 지역구인 대전 유성구 을에 출마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또 양당 정치에서 벗어나려면 소수 세력 간 연대가 필요하다며 이준석 전 대표와의 만남도 직접 제안했다고 밝혔다.

8일 BBS 라디오 프로그램
8일 BBS 라디오 프로그램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탈당을 암시한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출처 : BBS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그리고 8일 오전엔 이원욱 의원이 BBS 라디오 프로그램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도저히 민주당은 개선해서는 쓸 수 없다'는 판단을 갖게 되는 의원들이 생긴다면, 저를 포함해서 또다른 결단을 할 수 있는 의원들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본다.”며 비명계들의 집단 행동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이원욱 의원은 비주류에 대한 공천 불이익 우려가 '결단'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비명계 의원들이 공천 불이익을 받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는 진행자 전영신 씨의 질문에 "제가 혁신계라고 불러달라고 했던 이유 자체가 (비명계 의원들이) 민주당의 혁신을 바라는 의원들이지, 탈당을 중심으로 고민하는 의원들이 아니라는 것이 대전제"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치라고 하는 게 100%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사람이 하는 모든 일 자체가 그렇다"고 탈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 7일 방송통신위원 후보자 사퇴를 선언한 최민희 전 의원에 대해서도 그는 "조응천 의원 지역구(경기 남양주시 갑)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하는 소문들이 많이 들리더라"며 "또다시 혁신계 의원 저격 공천, 자객 공천의 한 명으로서 등장하시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다만 이원욱 의원은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지금 그것(신당)을 전제로 해가지고 움직이는 건 아니고,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을 지금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될 일"이라며 "그것을 위한 문제 제기는 끊임없이 하자라고 하는 게 저의 지금 행보이고 판단"이라고 했다.

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만드는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저하고는 면식도 별로 강하지 않은데 '합류 가능성'이라고 하는 표현은 잘못된 표현"이라며 "만약에 신당이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이 전 대표하고 같이 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 "이 전 대표 역시 혐오정치를 기반으로 해서 정치를 하는 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은 양당, 거대 양당의 혐오 정치를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운 정치, 대화와 타협을 통한 통합의 정치를 할 것인가가 목표"라고 이 전 대표와는 지향점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8일 KBS 라디오 프로그램 최강시사에 출연해
8일 KBS 라디오 프로그램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 지도부와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을 맹렬하게 비난한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출처 : KBS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김종민 의원 또한 KBS 라디오 프로그램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만약에 민주당에서 몇몇 의원들이 '야, 이거 민주당 변화해야 되고 결단해야 되는데 안 한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뜻을 펼치기 위해서, 새로운 정치를 펼치기 위해서 '이재명 정치'는 아니라고 본다' 이래서 만약에 탈당을 하든 신당을 만들든 그거는 새로운 정치를 하기 위해서 제대로 된 정치를 하기 위해서 새로운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준석 정치'가 새로운 정치, 우리가 생각하는 새로운 비전은 절대로 아니다"라고 '이준석 신당' 합류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 김 의원은 앞서 탈당 가능성을 밝힌 이상민 의원이 이 전 대표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취지의 언론 보도를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이상민 의원하고 통화를 해봤다. 그랬더니 '그런 취지로 얘기한 건 아닌데 언론에서 이제 그 점이 부각돼서 좀 취지에서 벗어났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 전했다. 그는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할지는 다 열어놓고 생각해보겠다 하는 건데 그거를 특정해서 '이준석 신당 합류'라고 보는 건 언론에서 좀 너무 앞서나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의원 역시 '불공정 공천' 가능성을 제기하며 당 지도부에 불만을 강하게 나타냈다. 그는 "제가 보기에는 아마 이번 민주당 공천이 역대 민주당 공천 중에 가장 불공정한 공천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도부가 총선을 앞두고 자꾸 뭔가를 만지려고 그런다. 지금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 무슨 뭐 평가를 어떻게 하고, 공천 룰을 어떻게 바꾸고, 이런 얘기를 자유롭게 토론을 한다. (시스템 공천이) 완전히 무너져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보다 더 심각한 게 있다"며 "이른바 개딸이라고 그래서 전 지역구에 그러니까 이재명 대표한테 비판하는 모든 의원들은 다 돌아다니면서 낙선하겠다고 사진 붙이고 다닌다. 그런데 이거를 가만 놔두고 있다. 우리 지도부가"라고 비난했다. 그는 "당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제지해야 하는데 심지어는 당직자들도 가담을 한다"며 "마을 이장 선거도 지금 되게 민주적으로 한다. 그런데 한 당의 제1당의 선거를 내부 경선을 이런 식으로 한다? 국민들이 그 정당 찍어주겠느냐"고 비난했다.

이들의 말과 행동 속에 담긴 함의(含意)가 무엇인지를 읽어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재 이들은 이재명 지도부가 존속하는 한 정치 생명 연장이 불투명한 정치인이란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이미 이들 지역구에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하마평에 줄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상민 의원의 지역구에는 허태정 전 대전시장, 이경 상근부대변인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리고 여론조사 꽃에서 실시한 3자 가상 경선에서 이상민 의원이 이들 중에 가장 경쟁력이 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민 의원의 지역구에는 황명선 전 논산시장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다. 인구 구조 상 논산시 인구가 계룡시와 금산군 인구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 때문에 전직 논산시장으로서 논산시에 확고한 기반이 있는 황명선 전 시장에겐 이점이 될 수 있는 요소다.

이원욱 의원의 지역구에도 진석범 특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다. 얼마 전 여론조사 꽃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후보로 현직 화성시 을 당협위원장인 임명배 위원장이 출마한다는 전제 하에 이원욱 의원보다 진석범 특보가 출마했을 때 더 큰 격차로 이기며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 더 결집했다.

다시 말해 이상민, 김종민, 이원욱 의원 등이 경쟁자에 비해 경쟁력이 처지는 것으로 입증되었다는 걸 말해준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탈락할 가능성이 높은 경선을 원할 리가 없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공천 불이익’이란 점에서 노리는 바가 무엇인지는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이 사람들은 안전하게 단수 공천을 받아서 출마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9월 말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되었고 이후 10월 중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를 이끌어내며 이재명 지도부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졌고 친명계의 위세도 더욱 탄력을 받았다. 반대로 비명계들의 입지는 나날이 좁아지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벼랑 끝 전술’을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가 공천권을 내려놓고 자신들의 안전한 단수공천을 보장하라는 뜻을 기어이 관철하기 위해 ‘탈당 암시’라는 벼랑 끝 전술을 꺼내들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이 벼랑 끝 전술에 과연 이재명 대표가 굴복해 공천권을 내려놓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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