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충남지역 대선공약이자 국정과제인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정원 조성 사업이 ‘운명의 7월’을 맞이하고 있다.
충남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만에 하나 이 사업이 좌초될 경우 그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7일 도에 따르면 가로림만은 지난 2007년 해양수산부의 환경가치평가 연구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한 국내 최초·최대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149종의 대형저서동물들이 살고 있는 등 생태학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이 지역에 해양정원센터와 해양생태학교, 점박이물범전시홍보관, 등대정원 등을 조성하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당초 ‘가로림만 해양정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에 반영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통과가 어려워졌고, 얼마 전 타당성 재조사가 완료된 상태다.
그 과정에서 사업비가 대폭 축소되는 등 사실상 국가해양생태정원이라는 용어조차 무색해진 상태다. 애초 2715억 원에 달했으나 해양수산부와의 협의를 거쳐 2448억 원으로 줄어들었고, 이마저도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1236억 원으로까지 대폭 낮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업비를 낮춰서라도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시키겠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셈이다.
지난 14일에는 세종시 소재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재정사업평가 분과위원회가 개최됐는데, 해양수산부 관계자를 비롯해 도에서는 전형식 정무부지사와 장진원 해양수산국장, 김영식 해양정책과장과 홍순광 서산시 부시장, 박경찬 태안군 부군수 등이 참석해 사업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몇몇 분과위원들은 가로림만의 개발과 이용, 보존 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적으로 갯벌과 생태계의 가치와 경제성을 평가한 전례가 없고, 이와 관련된 전문가도 드물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김태흠 지사 역시 KDI 측에 지속적으로 사업 필요성을 전달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아예 예타 면제를 통한 사업 추진을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도는 “할 만큼 했다”는 반응이다. 사업비를 과감히 줄임으로써 경제성을 높였고, 점박이물범 등 가로림만 해양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활용한 국내 최초의 국가해양생태공원을 성공적으로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충분히 전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 즉 서산공항과 마찬가지로 총사업비를 500억 원 이하로 낮춤으로써 예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는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서산공항 예타 통과 무산에 이어 이 사업까지 좌초될 경우 그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거란 점이다. 이미 육군사관학교 논산 이전은 사실상 좌초됐고,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서산~울진) 역시 지지부진한 상태라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충남지역 대선공약 추진 의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이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전국적으로 국가해양생태공원을 조성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마음을 졸이게 만들고 있다. 결국엔 호랑이를 그리려다 고양이도 못 그리는 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동시에 서산‧태안 주민은 물론 220만 충남도민과의 약속을 깬 것이기도 하다.
기획재정부 산하 재정사업평가위원회는 7월 중순 경 전체회의를 열어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을 비롯한 주요 사업에 대한 정상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복수의 충남지역 인사는 “사업 추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 만큼, 이제 공은 정부로 넘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국정과제인 만큼, 220만 충남도민에게 또다시 실망을 끼치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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