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최영규 기자] 무용전공자인 김형숙 교수가 관련 학위와 연구실적도 없이 289억원의 국가 연구과제를 따내고 부실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증액된 내막이 <최장끝판>팀에 의해 밝혀졌다.
해당 사업을 관리‧집행하는 연구재단이 선정과 평가에서 압력을 행사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철저한 감사와 조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장끝판> 팀은 지난 13일 ‘김형숙에 충성한 한국연구재단’편을 방송했다. 최장끝판은 ‘최영규 기자와 장인수 기자가 끝까지 판다’는 심층취재 유튜브 프로그램이다.
최영규 기자는 무용 전공자인 김형숙 씨가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가 된 뒤 정부로부터 따낸 289억원의 대형 프로젝트 선정에 참여했던 평가위원을 만나 당시 상황을 들었다.
‘비대면 정서장애 예방관리 플랫폼 기술개발 사업’ 선정평가를 진행한 9명의 위원들은 2개 팀을 심사했다.
이들은 김형숙 한양대 교수팀과 또 다른 연구팀 모두 과제수행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해당 연구와 실적이 전무한 김형숙 교수의 책임연구원 자질 논란과 또 다른 팀의 공동연구자 구성이 대형프로젝트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선정위원들은 사업 재공고를 연구재단에 건의했지만 재단측은 올해 연구팀을 선정하지 못하면 사업비가 삭감될 수 있다는 이유로 선정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결국 김형숙 교수팀이 근소한 차로 289억원의 대형 프로젝트를 맡게 됐다.
선정을 강요당한 위원들은 책임연구원의 자질부족과 연구계획의 황당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대형병원이 참여한다는 이유 때문에 김 교수팀을 선정했다.
모 선정위원은 “비디오 게임 같은 것을 만들어서 그걸 학생들이 따라 하면 정신 건강에 좋아진다는데 사실 1~2억이면 되는 것을 200억이나 주는지 너무 황당했다”며 “하지만 무조건 한 팀을 줘야한다고 하니 네이버 같은 대기업이 참여하면 성과는 좋게 나올 것 같아 결정했지만 참 애매한 상황이어서 점수 차이가 별로 안 났다”고 설명했다.
최 기자는 부실 선정과 함께 관리감독을 해야할 연구재단이 김형숙 교수에게 연구비 증액이라는 특혜까지 줬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평가위원들은 김 교수팀의 연구 실적이 부진해 연구비 삭감 조치를 내리려고 했지만 연구재단은 오히려 연구비를 증액하겠다고 나섰다는 것이다.
당초 선정에 큰 영향을 미쳤던 네이버의 공동연구 참여 또한 중간에 중소기업으로 대체돼 과연 연구가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었다.
대체된 곳의 대표는 현재 대통령 소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증액의 가장 큰 이유 또한 김형숙 교수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이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모 평가위원은 “약간의 부탁 아닌 부탁은 있었다. 왜냐하면 자기들은 이거를 점수를 더 줘야 된다고 들고 왔거든요. 우리는 1년 동안 연구한게 하나도 없는데 연구비를 30% 깎아야 된다고 했는데 자기들은 오히려 한 50% 증액을 들고 왔어요 왜 증액됐냐 했는데 그거에 대해서는 자기들이 말을 못하더라고요. 김형숙 교수가 윤석열 정권에서 디지털플랫폼 정부위원으로 들어갔다고 들었어요”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국과학기술노조 신명호 정책위원장은 “젊은 연구자들이나 포닥들에게 몇 천 만원 주는 생애기본연구와 지역에 있는 연구자들에게 주는 학문균형발전사업 2가지 예산이 350억 정도 되는데 아직도 복원이 되지 않았다”며 “이들은 몇 천만원 예산 받으려고 그렇게 노력하는데 R&D카르텔이 수 백억원의 예산을 쉽게 가져가는 것을 보고 연구자들은 정이 뚝 떨어져 버렸다””고 말했다.
한편 김형숙 교수를 증인으로 불러 국정감사를 진행한 국회 과방위는 김형숙 관련 연구예산을 전액삭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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