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계속되는 尹의 침대축구

탄핵 심판에선 전혀 도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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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사진 출처=대통령실 홈페이지)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사진 출처=대통령실 홈페이지)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2.3 내란 사태의 수괴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이 계속해서 노골적인 침대축구를 이어가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송달한 탄핵 서류 수령부터 거부하는 것은 물론 변호인단 구성에도 시간을 끌고 있고 경호처를 앞세워 수사기관의 압수수색도 거부하는 등 한남동 관저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그의 침대축구가 얼마나 득이 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윤 대통령이 이렇게 노골적인 시간 지연 꼼수를 쓰는 것은 간단하다. 우선 그는 여전히 자신이 내란죄를 저지른 내란 수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킨 것 역시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한 그는 자신의 가장 강력한 정적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범죄자'라고 철석 같이 굳게 믿고 있는 상태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은 최장 180일까지 할 수 있는데 국민의힘 의원들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등을 앞세워 국회 추천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의 임명을 고의적으로 방해해 시간을 끌고 오는 4월이면 남은 6명 중 2명의 재판관 임기도 끝나가니 그 때까지 버텨 탄핵심판을 무효로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여기에 플러스로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버텨내지 못하고 먼저 낙마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이런 결과를 얻기 위해 계속해서 침대축구를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설로 보인다. 하지만 그런 그의 전략이 얼마나 득이 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헌법학자인 임지봉 교수는 백운기의 정어리TV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전략을 잘못 짰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헌재는 윤 대통령 측에서 탄핵심판 절차를 최대한 지연시키기 위해서 저런 전략을 구사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또 임 교수는 아주 중요한 지점을 지적했는데 그건 윤 대통령이 '형사 재판'에만 특화된 인물이란 것이다.

그는 "윤 대통령은 검사 출신이고 형사 재판에서는 전문가일지 모르겠는데 탄핵심판은 안 해봤을 것이다. 앞으로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들도 다 동료나 선후배 검사들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박근혜 대통령 때도 그랬다. 검사 출신들 변호사들이 많이 변호인단에 들어갔다가 헌법재판소 재판관들한테 혼났다. 탄핵 절차는 형사 재판이 아니다. 탄핵 절차는 파면에 이르게 하는 거기 때문에 징계 절차에 가깝다고 헌법재판소가 이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즉, 탄핵심판은 형사 재판이 아닌 징계 심판에 가까운 것인데 윤 대통령이 일평생 검사로 살면서 검사 시절에 체험했던 형사 재판에만 특화된 채 징계 심판인 탄핵심판에서도 형사 재판 피고인들처럼 행세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임지봉 교수의 말을 들어보면 "윤석열 대통령이나 그 변호인단 측에서는 이게 형사 재판인 줄 알고 여러 가지 형사 재판에서만 적용될 수 있는 법리들을 적용해서 이 절차를 지연시키려 할 것이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그걸 다 배척할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그 때마다 이야기할 것이다. 탄핵심판은 징계 절차에 가깝지 형사 재판이 아니다고"라고 분석했다.

임 교수가 지적했던 내용은 실제 8년 전 박근혜 씨 탄핵심판 때도 나왔던 내용이다. 당시 박 씨 측 변호인단들은 고의적으로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는 등 시간 지연 전술을 써 당시 주심 재판관이었던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 등이 "형사 재판처럼 임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주의를 준 바 있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박 씨의 전철(前轍)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셈이다.

결국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침대축구 전략은 탄핵심판을 형사 재판처럼 생각하고 형사 재판 피고인들이 고의적으로 재판을 지연시키며 시간을 벌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으로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의 파멸을 더욱 앞당기게 될 가능성이 더욱 높을 수도 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실제 임지봉 교수 또한 아마도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씨 때보다 오히려 더 빠르게 나올 것이라 봤다.

헌법재판소에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선고하면 그 즉시 대통령의 신분을 잃게 된다. 또한 이후 설령 형사 재판에서 로또 당첨보다 더 낮은 확률로 내란 수괴란 오명을 벗는다손 치더라도 탄핵심판은 단심제이기 때문에 절대 대통령직에 복귀할 수가 없다.

탄핵심판 선고로 대통령 신분을 잃을 경우 그 때 내란 수괴 윤석열의 곁을 지켜줄 사람은 누가 있을까? 탄핵에 반대표를 행사했던 국민의힘 의원들? 그들이 지금 열심히 '윤석열의 호위무사' 노릇을 하고 있는 건 아직 그가 '대통령 윤석열'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란 뱃지가 떨어지면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매몰차게 손절할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미 정치판에서 수십 년을 버텨온 노회한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측은 현재 수사보다 탄핵심판을 먼저 받겠다며 꽤나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대다수 국민들은 그 근거로 윤 대통령 본인이 직접 임명한 정형식 재판관을 들고 있다. 현재 6인 체제의 탄핵심판에선 단 1명만 기각 혹은 각하 결정을 해도 탄핵이 부결될 수 있으니 정형식 재판관을 믿고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또한 착각일 가능성이 크다. 8년 전 박근혜 씨 탄핵심판 당시를 돌이켜보면 당시 헌법재판관들 중 서기석, 조용호 두 재판관이 모두 박근혜 씨가 재판관으로 임명했던 인물들이었고 실제 국민들도 이 두 사람을 가장 우려했지만 정작 그들은 모두 당시 인용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정형식 재판관이라고 해서 무조건 이번 탄핵심판에서 기각이나 각하 결정을 내린다는 확실한 보장은 없다.

어차피 국민 모두가 생방송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지켜봤고 이미 윤 대통령의 권위는 땅바닥으로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과연 그가 직무에 복귀했을 때 얻게될 이익과 그를 파면했을 때 얻게될 이익 중 둘 중 어느 쪽이 더 큰가를 따져본다면 정형식 재판관이라고 해서 반드시 기각 혹은 각하 결정을 내릴 것이라 예단하기는 힘들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비록 내란 수괴 혐의자로 전락했다지만 당신은 그래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던 인물이다. 그런데 당신은 어째서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고 뒤로 숨어서 치졸한 꼼수만 부리고 있는 것인가? 정말 스스로가 죄가 없고 결백하다고 생각한다면 뒤에 숨어서 꼼수 부릴 생각 말고 당당하게 수사에 응하고 탄핵심판에서도 본인이 적극적으로 항변하라. 이것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하는 부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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