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정권이 꺼낸 카드 '공안정국'

주말 민주노총 집회 중 경찰과 충돌
참가자 11명 연행, 100여명 부상 
"경찰이 폭력 유발, 위기모면 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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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장외집회 인근에서 경찰이 진압복을 착용하고 대기하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지난 9일 서울 도심 집회에서 발생한 경찰과의 충돌 사태로 참가자 다수가 연행되고 부상을 당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공안정국 조성'이라는 야권과 시민단체의 거센 비판이 쏟아진다.   

민주노총이 개최한 '전태일 54주기 정신 계승, 윤석열 퇴진 규탄 총궐기 대회'에는 주최측 추산 약 10만 명이 참가했다. 이후 촛불행동과 더불어민주당 주최 집회 참가자 수는 주최 측 추산 20여만 명으로 집계된다. 동원된 경찰은 약 2만 명이다.  

9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장외집회 인근에서 다수의 참가자와 시민이 부상을 당했다. (사진=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정권 위기 모면 위한 발악

이 과정에서 11명(경찰 발표)의 참가자와 시민이 연행되고, 100여명이(민주노총 측 발표) 다쳤다.

인파가 몰려들면서 차도와 인도 구분이 무의미한 상황, 애초 경찰이 저지선을 고집하지 않았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다. 

경찰은 연행한 이들에게 '공무집행방해'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경찰이 집회장소로 이동하거나 집회장소에 앉아 있던 조합원들을 방패로 밀어붙이며 폭력을 유발했다"며 "충돌을 유도하는 경찰 난입은 공안정국을 조성해 정권 위기를 모면하고자 하는 발악"이라고 비난했다. 

9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장외집회에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가 경찰의 물리적 진압에 옷이 찢겨졌다. (사진=사회민주당) 

 

국회의원도 이러는 데 일반 시민이라면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경찰 폭력 피해를 입은 직접적인 당사자다. 현장에서 항의하던 한 대표는 경찰에 뒷덜미를 잡혀 바닥에 깔리고 강제로 들려나왔다. 이 과정에서 상의가 찢기는 수모까지 겪었다. 

"국회의원에게도 이러는데 우리(시민)라면 아주 두들겨 패겠다", "곤봉만 안 들었지 백골단이 따로 없다"는 항의가 터져 나왔다.

임명희 사민당 대변인은 10일 논평에서 "질서 유지와 안전을 위해 동원된 경찰들이 아니었다"며 "백주대낮에 국민의 대표에게도 이런 식인데, 힘 없는 국민들에겐 공권력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새삼 분노가 치밀어오른다"고 밝혔다. 

노동자와 경찰이 뒤섞인 상황에서 한 여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황에서는 "이러다 또 사람 죽는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뭐하는 짓이냐"는 탄식도  쏟아졌다. 

진보당 홍성규 수석대변인은 "경찰이 난입하여 폭력 사태를 유발하고 심지어 노동자들을 강제로 연행하기까지 했다"며 "특수진압복으로 완전 무장을 한 채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노골적으로 집회 자체를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후 개최된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 연설에서 "지금 경찰의 모습은 국민들을 감시하고, 모이지 못하게 방해하고, 어떻게든지 숫자를 줄이려는 권력의 주구처럼 보인다"고 개탄했다. 

9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장외집회 인근에서 다수의 참가자와 시민이 연행을 당하고 부상을 당했다. (사진=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대통령 잘 못 뽑아서 이게 뭐하는 짓이냐

이 말은 놀랍게도 집회 참가자가 아닌 어느 경찰 지휘관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기자가 직접 들은 이 말의 의미는 해석이 어렵지 않다. 

상부 지시에 의해 '끌려나온'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소리다. 이 상황을 원하지도 안 했을 뿐더러 불편하고 두려운 것은 경찰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새로 배치된 신입 경찰에게는 난생 처음 겪는 '실전'이다. 새로 착용한 깨끗했던 방패와 진압복은 금새 흠집 투성이가 됐다.

처음 대치 상태에서 웃으며 "고생이 많다"는 덕담을 나누던 경찰과 노동자들은 이내 몸싸움에 돌입하면서 얼굴이 굳어졌고 욕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한 중년 여성 노동자가 사이에 끼어들어 "(경찰들도) 아들 같은 얘들인데 욕하지 말아라"며 동료 노동자를 자제 시키는 모습도 보였다.

중년의 노동자들이 자식같은 젊은 경찰들과 몸으로 치고 받으며 얼굴을 붉혀야 하는 현실, 윤 대통령 집권 후 보여지고 있는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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