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을 경남 창원시 의창구 후보로 공천하도록 개입한 사실이 명태균의 황금폰 속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는데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사실도 드러났다. 무자격자인 민간인이 당무에 개입한 것이기에 파장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밤 KBS 단독 보도에 따르면 2022년 5월 9일 명태균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하고 40여 분 후 김건희 여사와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통화 분량은 1분이었고 김 여사 쪽에서 전화를 걸었다. 김 여사는 명태균에게 "(윤석열) 당선인이 지금 전화했는데 당선인 이름 팔지 말고 그냥 밀라고 했다"고 전했고 명태균이 감사의 뜻을 표했다.
또 김 여사는 "권성동하고 윤한홍이 반대하잖아요. 그렇죠?"라고 물었고 명태균은 "당선인의 뜻이라고 윤상현을 압박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는 명태균에게 "너무 걱정 마세요. 잘 될 거예요. 잘 될 거니까. 지켜보시죠"라고 안심시켰고 명태균이 감사의 뜻을 표했다.
문제는 김 여사는 대통령 당선인의 아내이지만 엄연히 민간인 신분인데 당시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상황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도대체 그가 어떻게 그리도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는지 의문이다. 또한 이 같은 김 여사의 행태는 엄연히 당무 개입이고 불법이다.
김영선 전 의원 회계 책임자였던 공익제보자 강혜경 씨 등 여러 사람이 들었다는 통화 내용과 같은 맥락이다. 명태균이 자신의 지인과 2022년 6월 15일 대화한 내용의 녹취록을 들어보면 그가 "바로 끊자마자 마누라(김건희 여사)한테 전화 왔어. '선생님, 윤상현이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꼭 오십시오.' 이래서 전화 끊은 거야"라고 떠벌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정확히 그 내용이 일치한다.
그간 명태균은 김 여사와의 통화 유무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입장을 보여왔지만, 카카오톡 메시지를 제외하고 김 여사와 명씨간 통화 내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대통령 부부와 사적, 공적으로 여러 이야기를 나눴고, 특히 김 여사와 더 많이 소통했다고 말해왔다.
이제 김건희 특검법 공포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 가방 수수, 8회 지방선거와 22대 총선 선거 개입, 20대 대선 부정선거, 명태균 관련 사건 등 그간 제기된 김 여사 관련 15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규정했다.
민주당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4일 국무회의 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김건희 특검법과 내란 특검법을 공포할 것을 촉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사실상 탄핵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23일 정부는 24일 예정된 국무회의 안건에 이른바 '쌍특검법'(내란일반특검법·김건희 특검법)을 상정하지 않기로 하며 국회와 기싸움을 이어갔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선 "반헌법적·위법적 요소가 이전보다도 더욱 강해졌다"는 핑계를 대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이 마지막 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정부가 걷어찼기에 야당은 예정대로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 절차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무총리 탄핵은 재적의원 1/3 이상이 발의해 과반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되는데 민주당 의석이 170석이므로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 한 권한대행이 탄핵되면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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