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충청을 위한 정부는 없다
[노트북을 열며] 충청을 위한 정부는 없다
양승조 충남지사, 민주당 대선 경선 출마하려면 충청권 현안 짊어지고 가야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1.02.07 20:25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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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에서 문재인정부에 이르기까지 언론인으로서 지켜본 역대 정부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료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참여정부에서 문재인정부에 이르기까지 언론인으로서 지켜본 역대 정부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료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제목을 놓고 족히 이틀은 고민한 듯하다. 이를 먼저 정하지 않고서는 글을 시작하지 못하는 습관 때문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 제목 자체가 불러올 여러 논쟁거리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기가 꺼려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지역이기주의”라고 할 테고, 또 다른 누군가는 “충청권만을 위한 정부가 말이 되느냐?”고 따질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자의 경험상으로는 딱 맞아 떨어지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참여정부에서 문재인정부에 이르기까지 언론인으로서 지켜본 역대 정부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예를 들어 노무현 대통령의 신행정수도 건설 공약은 오늘날의 세종시를 탄생시켰지만 위헌판결 등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충청인의 피와 땀 그리고 목숨 건 단식 투쟁이 없었다면 결코 불가능했을 것이다.

민주당은 호남, 국민의힘은 영남 기반 전국정당…충청대망론엔 울분이

지금은 많이 달라졌겠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에, 국민의힘은 영남에 기반을 둔 전국정당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청대망론’의 근저에도 “왜 충청도만 대통령을 만들지 못하고 있나?”라는 울분이 깔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장관 인사 때마다 나오는 ‘충청홀대론’은 언제부턴가 자취를 감춘 듯하지만 해소됐다고 볼 순 없다. 얼마 전 입각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 역시 그가 충청권 출신이기 때문에 혜택을 봤다고 평가하긴 어려워 보인다.

문재인 정부 들어 호남 출신 국무총리가 잇따라 등용된 것도 솔직히 못마땅하다.

언제부턴가 이런 일들은 충청인들에게 아무런 문제의식조차 없을 정도로 일상이 돼 버렸다. 영남과 호남에 비해 충청권이 과소대변되고 있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15년 2월부터 충남도청을 출입하면서 이런 문제의식은 더욱 깊어졌다.

총 사업비 7800억 원짜리 새만금 신공항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면제 사업 선정으로 속도를 내고 있지만, 509억 원에 불과한 서산 공군비행장 민항 유치 사업은 올해도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 15억 원을 확보하지 못해 제자리걸음 중이다.

총 사업비 7800억 원짜리 새만금 신공항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면제 사업 선정으로 속도를 내고 있지만, 509억 원에 불과한 서산 공군비행장 민항 유치 사업은 올해도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 15억 원을 확보하지 못해 제자리걸음 중이다.
총 사업비 7800억 원짜리 새만금 신공항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면제 사업 선정으로 속도를 내고 있지만, 509억 원에 불과한 서산 공군비행장 민항 유치 사업은 올해도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 15억 원을 확보하지 못해 제자리걸음 중이다.

7800억 새만금 신공항 본격 추진 vs 509억 서산민항은 제자리걸음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맞물린 영남권(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여야 모두 한 목소리로 특별법 제정까지 약속하며 적극 추진되고 있다. 이제는 한일 해저터널까지 나왔으니 무슨 말이 필요하랴.

남해안은 곳곳마다 크고 작은 다리로 연결돼 있는 반면 태안군민 반백년 숙원 사업인 가로림만 해상교량(국도38호선 연장)의 국가계획 반영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서산∼당진∼예산∼아산∼천안∼청주∼괴산∼문경∼예천∼영주∼봉화∼울진, 330㎞)와 충청산업문화철도(보령~부여~청양~공주~세종, 89.2km)는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폐기될 위기에 놓여 있다.

청와대와 정부 측 누구도 이에 대해 양해를 구하거나 새로운 사업 방식을 제안했다는 얘기는 들지 않고 있다. 영·호남에서도 마찬가지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충남(내포신도시) 혁신도시 역시 거저 준 선물이라기보다는 투쟁의 산물이라고 봐야 한다. 게다가 정부차원에서 공공기관 이전 계획이 언제쯤 마련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끼리 김칫국만 마시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충남에만 없다는 KBS 방송(총)국은 또 다시 시청료 인상과 맞물려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충남 혁신도시 지정도 투쟁의 산물…중부권 동서횡단철도 등 좌초 위기

장황하게 충청권이 처한 안타깝고 답답한 현실을 꺼낸 것은 양승조 충남지사의 민주당 대선 경선 참여를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할지에 대한 나름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고민스러운 대목이지만, 누군가 물어본다면 ‘51대 49’로 출마해야 한다고 말하고자 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차기 대선 정국에서 충청권의 이익을 적극 대변하고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주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양 지사가 그럴 만한 역량을 갖췄느냐와 별개의 문제다.

최소한 지금 거론되고 있는 잠재적 대선주자 중 그 누구도 충청권 현안에 대해, 그리고 충청인의 정서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대변할 사람이 있는지 의문이다.

그동안 양승조 지사가 주창해 온 저출산, 고령화, 사회양극화 해소뿐만 아니라 차기 대선 정국에서 영호남에 못지않게 충청권 현안이 적극 논의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얻는 게 있을 거라 본다.
그동안 양승조 지사가 주창해 온 저출산, 고령화, 사회양극화 해소뿐만 아니라 차기 대선 정국에서 영호남에 못지않게 충청권 현안이 적극 논의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얻는 게 있을 거라 본다.

그런 점에서 양 지사가 진정 대선 경선에 참여하고자 한다면 충청권 모든 현안을 오롯이 짊어지고 출마하길 바란다.

그동안 양 지사가 주창해 온 저출산, 고령화, 사회양극화 해소뿐만 아니라 차기 대선 정국에서 영호남에 못지않게 충청권 현안이 적극 논의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얻는 게 있을 거라 본다.

다만 몇 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우선 도정 공백이 불러올 미래의 문제에 대한 책임은 양 지사 본인에게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당진·평택항 도계분쟁 패배 역시 엄밀히 따지고 보면 전임 지사의 도정 소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승조 충남지사, 대선 경선 나서려면 충청권 현안 짊어져야

한편으론, 돌아올 다리를 끊고 나가라고 하고 싶지만 너무 무리한 요구일 수 있어 그러진 않고자 한다. 다만 그런 각오로 나서지 않는다면 “도지사 재선을 위한 전략일 뿐”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소홀했던 민주당 충청권 세력 끌어안기 노력은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신경 써야 할 일이다. 양 지사가 충남에서조차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충청권의 이익을 최대 가치로 인식해 온 기자에게 있어 양 지사의 대선 경선 출마는 솔직히 딜레마에 가깝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잃는 것이 적지 않고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

그러나 특정 시점에 있어 누군가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땐 오히려 결론은 단순해지기 마련이다.

부디 양 지사의 도전이 ‘아니면 말고’가 아닌, 충청권 현안을 관철시키기 위한 몸부림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결과를 떠나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길 기대한다. 진정 그런 것이라면 발 벗고 도울 충청인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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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합니다. 2021-02-10 10:22:07
"누군가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라는 말은 "누군가는 해야 한다."라는 말이 자나요 ?
그런 차원에서 양승조 도지사의 도전은 충청인들의 응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코난 2021-02-08 11:39:59
새만금 공항은 각지역마다 1개식 예타해줘서 얻은건데 뭔헛소리를 하는가?충남도 예타 몇조 받아먹지 않았는가??충남도 공항을 예타신청 하지 그랬냐?

국가균형발전 2021-02-08 05:51:07
모든 정권에서 충남은 역차별 받고 있다. 이 현실을 충남인들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

glocaler 2021-02-07 20:57:10
세종시를 받아가고도 겨우 새만금공항 푼돈으로 전북을 희생해 더 얻어내려는 모습이 보기 불편하다. 충남은 대전을 광역시 만들고 세종을 행정수도만들고 천안을 지하철 만들어 놓고. 안면도에 지하터널 만들어 놓고 그러고도 불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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