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지풍파 일으킨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의 폭로

尹, 홍장원 해임 시도했다가 좌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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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사진 출처=연합뉴스)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사진 출처=연합뉴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의 폭로가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홍 1차장은 6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홍 1차장을 해임시키려 시도했으나 조태용 국정원장의 만류로 좌절된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충격을 낳고 있다.

이 날 국회 정보위원장실에서 신성범 국회 정보위원장과 함께 배석했던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서울 동작갑)은 기자들에게 홍 1차장이 정보위원장 면담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면담에는 조태용 국정원장도 동석했다.

김병기 의원의 전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직후 홍 1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며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방첩사령부를 도와서 지원하라.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우라"고 말했다.

이후 홍 1차장은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전달했고, 여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검거를 위한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체포대상자 명단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김민석 수석최고위원,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씨와 김명수 전 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김민웅 촛불행동 대표 등도 체포대상자 명단에 포함됐다. 실제 김어준 씨는 계엄령 선포 직후 체포 소식에 긴급하게 피신했고 4일 오전 예정된 생방송에 불참하기도 했다.

김병기 의원은 “1차 검거, 2차 검거 대상자를 축차적(차례로)으로 검거할 예정이며 방첩사에 있는 구금시설에 구금 조사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고, 홍 1차장은 이 내용을 듣고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본인은 미친X에 대해서 일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시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가 계엄이 해제된 다음 퇴근했다고 한다”라며 “지금까지 상황은 우리에게 보고하기 전까진 자기밖에 몰랐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김 의원은 홍 1차장이 지난 5일 오후 4시 경 조태용 국정원장이 “윤 대통령이 즉시 경질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사직서를 제출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인사기획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그 이튿날인 6일 오전 10시 경 차장 이임식을 마쳤는데 조 원장이 다시 불러서 사직서를 반려하고 예전과 같이 근무했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홍 1차장이 자신의 사표를 반려한 것이 “입막음용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 1차장은 윤 대통령과의 통화 등을 폭로하게 된 이유를 “비상계엄과 같은 군의 개입이 이번으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그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후임인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대사는 김용현의 영향력 아래 있는 분이며, 수방사령관, 방첩사령관 등도 모두 그대로인 상태에서 대통령이 다시 마음을 먹으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뒤에서 움직여서 이 문제를 엎으려고 할 것이다. 다시 계엄과 같은 중대범죄를 저지르려고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용산에서는 1차장 때문에 1차 비상계엄이 실패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이것 때문에 대통령께서 노발대발하면서 경질하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더군다나 특전사령관, 수방사령관, 방첩사령관 등 내란죄에 가담한 군인들은 최고사형까지 당할 수 있는 중대범죄인데, 이판사판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홍장원 1차장의 폭로에 조태용 국정원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이번 비상계엄과 관련해서 대통령이 국정원장에게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전혀 하신 적이 없다”며 “홍장원 1차장에게 직접 그런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느냐 물어봤더니 본인이 ‘오보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홍 1차장 경질과 관련해선 “아주 최근에 1차장이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해서 적절치 않은 그러한 말을 제게 한 바 있는데, 그런 것들을 고려해봤을 때 지금과 같이 엄중한 시국에서 국정원은 철저하게 국정원 본연 업무를 하고 중립성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제 판단으로 대통령에게 교체를 건의드렸다”고 했다.

하지만 계엄령 선포 당일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이 창문을 깨고 국회 경내로 진입했고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 대표 등을 체포하려 움직인 정황이 이미 CCTV에 고스란히 포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태용 국정원장의 말은 신빙성을 갖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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