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공항 풍전등화 속 시의회는 집안싸움
서산공항 풍전등화 속 시의회는 집안싸움
3월 21일 오찬장 충돌로 감정의 골…예타 통과 촉구 결의문 놓고도 갈등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3.04.09 08: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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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시의회(의장 김맹호)의 집안 싸움이 목불인경(目不忍見)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서산시의회 제공: 7일 본회의장에서 신상발언에 나선 이수의 부의장과 강문수 의원/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충남 서산시의회(의장 김맹호) 집안 싸움이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서산시의회 제공: 7일 본회의장에서 신상발언에 나선 이수의 부의장과 강문수 의원/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서산=김갑수 기자] 충남 서산시의회(의장 김맹호) 집안 싸움이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앞서 시의회는 6.1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의힘 7석 vs 더불어민주당 7석으로 꾸려지면서 원구성 과정에서 극한 대립이 발생했고, 민주당 소속 의원 1명이 제명까지 당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바 있다.

얼마 전부터는 복수의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까지 빗발치고 있는데, 서산공항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무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18만 서산시민은 물론 220만 충남도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진행된 제284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도 이같은 갈등 양상이 그대로 노출됐다.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상태인 이수의 부의장과 국민의힘 소속인 강문수 의원이 신상발언을 통해 지난달 21일 한 식당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을 언급하며 서로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인 것.

먼저 이 부의장은 “(당일) 본회의를 마치고 오찬장으로 이동해 식사를 했다. 그 자리에는 의원 11명과 직원들이 참석했다”며 “그 식당에는 ‘식사 중 대화를 자제합시다’라는 스티커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부의장은 자리에 함께한 의원들이 웃으며 대화를 했고 자신이 “식사 중 조용히 합시다”라고 했지만 잦아들지 않았다고 주장한 뒤 “본 의원은 ‘에이 정말, 밥 못먹겠네’라며 숟가락을 내려놓고 일어나 나갔다. 그 과정에서 옆에 있던 물컵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직원들이 물컵을 세우고 물을 닦았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이후 해당 식당에서 관련 문구가 사라진 점을 지적한 뒤 “언론에서는 자초지종 없이 마치 밥상을 뒤엎은 것처럼 보도됐다”며 “본 의원이 그렇게 밉나? 본 의원은 파리가 아니고 지역구 4명의 후보 중 2명이 선출된 시의회 의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의장은 특히 지난 5일 서산공항 예타 통과 촉구 결의안을 누가 대표 발의할 것이냐를 놓고 강문수 의원 등과 충돌한 사실도 공개했다.

이 부의장은 “(윤리위원장인 강 의원이) 서산공항 결의문 채택의 건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갑자기 책상을 치길래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갑자기 죽여버리겠다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다. 테블릿 PC와 물병을 집어 던지려고까지 했다”며 자신이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입었음을 토로했다.

계속해서 이 부의장이 자신을 윤리위에 회부하겠다고 서명한 의원들의 과거 행적을 거론하자 김맹호 의장이 자제를 요청했고,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자 정회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다른 의원들의 5분발언 직후 다시 신상발언에 나선 이 부의장은 “(강 의원이) 오찬장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조차 ‘재수 없는 ** 탔네’라고 하는 등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윤리위 회부도 생각했지만 상대가 윤리위원장”이라며 다시 동료 의원들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자신이 무소속이다보니 양당 모두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서산시의회는 결국 이날 본회의에서 서산공항 예타 통과 촉구 결의문을 채택하지 못했다. 대신 오후 4시 국민의힘 성일종 국회의원(서산·태안)에게 결의문을 전달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서산시의회 제공)
서산시의회는 결국 이날 본회의에서 서산공항 예타 통과 촉구 결의문을 채택하지 못했다. 대신 오후 4시 국민의힘 성일종 국회의원(서산·태안)에게 결의문을 전달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서산시의회 제공)

이어 신상발언에 나선 강문수 의원은 “선생님이 '조용히 하라'고 했더니 (학생이) ‘쟤도 떠든다’고 하는 식과 마찬가지”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3월 21일 점심식사 자리와 관련 “아주 작은 목소리로 서산사랑상품권 관련 담소를 나눴다.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그대로의 표현을 해보겠다”며 “조용히 좀 합시다! 식사 좀 합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수의 부의장이 그렇게 소리를 질렀다는 얘기다.

강 의원은 “다시 조그맣게 대화를 나눴는데 2~3분 지나지 않아 우당탕 뭔가 날아가고, 숟가락을 집어던지면서 상을 쓸어버리고…물컵을 쏟고 국물이 흐르는 난장판이 벌어지고 말았다”며 “(이 부의장은) ‘에이 **’ 하면서 나갔다”며 “평생 단 한 번도 겪지 못한 모욕적인 자리였다”고 주장했다.

이후 자리에 함께한 의회사무국 직원들이 걸레 등으로 뒷정리를 했고, 이 부의장의 사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러지 않았다고도 했다.

다음으로 강 의원은 서산공항 예타 통과 촉구 결의문 관련, 자신이 대표 발의하고자 했으나 이 부의장을 비롯한 2명이 미리 신청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결의문 관련 주요 내용이나 골자를 전달한 것이 아닌, 그냥 신청만 한 상태였고 실제로는 의회사무국 공직자들이 대신 작성해주는 상황이라는 점을 문제 삼은 뒤 “모욕적인 언사로 밥상을 뒤엎는 수준의 난동을 부린 의원이 결의문을 발의한다면 양보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계속해서 강 의원은 자신 역시 잘못한 점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식사 자리에서 행패에 가까운 사고를 친 것에 대해 누가 뭐랄 거 없이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7명의 의원이 징계를 요청한 것”이라며 “민주당 제명 처분을 받기 전의 일들을 계속해서 갈등으로 이어가고 있는 행태는 중지돼야 한다. (특히) 이 의원은 부의장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요구를 이구동성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 부의장이 추가 발언을 요청했으나 김 의장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시의회는 결국 이날 본회의에서 서산공항 예타 통과 촉구 결의문을 채택하지 못했다. 대신 오후 4시 국민의힘 성일종 국회의원(서산·태안)에게 결의문을 전달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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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2023-04-09 10:19:06
그냥 모두들 삭발하고 예타통과 투쟁하시죠! 단식을하던가. 밥값은 해야될듯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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