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30일 오후 2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에서 오는 15일 대법원 현장 국정감사를 실시하는 안건이 여당 주도로 통과됐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주요 증인으로 채택된 조희대 대법원장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등 모두 불참해 사실상 '알맹이 빠진 청문회'가 됐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가 열리기 전부터 서로 신경전을 주고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서울 중랑갑)과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시) 등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이른바 4인 회동설 등을 두고 날카롭게 설전을 벌이며 시작부터 과열된 분위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조 대법원장 청문회에 앞서 2025년도 국정감사계획서 변경의 건과 2025년도 국정감사 증인 및 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긴급 현안 청문회 참고인 추가 출석 요구의 건 등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먼저 2025년도 국정감사계획서 변경의 건은 오는 10월 15일 오전 10시에 대법원에서 대법원에 대한 현장 국정감사를 실시하기 위한 것이다. 해당 안건은 재석위원 16명 중 찬성 10명, 반대 6명으로 가결됐다.
이어 추 위원장은 현장검증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사일정에 추가해 심사할 것을 요구하는 동의를 서면 제출했다.
이는 지난 15일 대법원 측에서 대법관을 8명 이상 증원할 경우 청사를 신축해야 하고 그들의 월급 문제 등 여러 기타 사안들 때문에 1조 4000억 원 이상이 든다고 답변한 것에 대해 산출 근거를 검증하고 대선후보 파기환송 판결 과정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 국감과 같은 10월 15일 현장검증을 실시하는 내용이다.
이같은 안건 상정에 대해 국민의힘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청문회 불출석에 대한 '정치보복', '사법붕괴' 등을 운운하며 반발하는 등 '조희대 방탄'에 진심인 모습을 보였다. 나경원 의원은 "가짜 유튜브 뉴스를 기반으로 청문회에 안 왔다는 이유로 대법원 청문회를 하루 더 한다는 건 정치보복"이라며 "판검사 도륙"이라고 주장했다.
주진우 의원도 "민주당이 대법원장 탄핵도 협박하고 사퇴도 강압하고 청문회 소환까지 하는 원인은 두 가지"라며 "이재명 대통령 유죄 줬다고 보복하는 거고, 이재명 재판 없애겠다고 사법부 흔드는 격"이라고 했다.
곽규택 의원은 "근거 없는 주장을 면피하기 위해 만들었던 청문회를 덮기 위해 또 면피성 국감을 하겠다는 것은 법사위원장이 법사위를 잘못 운영하는 것"이라며 "안건을 철회하고 이전 국정감사 일정대로 처리해달라"고 했다. 즉, 조희대 대법원장이 마치 '정치 탄압의 희생양'인 양 포장한 발언을 한 셈이다.
이에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지난 5월 청문회에서 낸 입장문과 '복붙' 수준의 입장문을 제출하며 청문회에 불출석하는 등 국회를 능멸하는 모습을 보인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출석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오늘 '붕어빵 청문회'가 된다"며 "오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현장검증 필요성이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영교 의원도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관련 이른바 '4인 회동설' 확인을 위해 대법원장 일정을 요구했으나 "가짜 일정을 보냈다"며 현장 감사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기표 의원도 "정치 한복판에 끼어들어 사법부 독립을 정면으로 깨뜨린 건 대법원장"이라며 "조 대법원장 '나으리'가 국민 앞에 나오는 게 번거롭다면 찾아가 알현토록 하겠다. 로그기록도 확인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 사건 관련 대법관 10명이 이틀간 6만 쪽 수사 기록을 다 읽을 수 없다면서 전자문서 접속 로그 기록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 밖에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과 무소속 최혁진 의원 또한 조희대 대법원장의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상고심 관련 졸속 선고 논란 등을 언급하며 대법원 현장 검증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결국 표결에 부쳐졌고 여당 의원들의 주도로 10월 15일 대법원 현장 감사가 확정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대해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이후에도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을 가리켜 대놓고 '범죄자'라고 비난하고 민주당 박지원 의원을 향해 도발하는 등 여당 의원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핵심 증인들인 조희대 대법원장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등이 대거 불출석해 '앙꼬 없는 찐빵'이 돼버렸다. 특히 조 대법원장이 지난 5월 국회 청문회 불출석 입장문과 '복붙' 수준의 입장문을 낸 점은 두고두고 비판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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