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대법원의 법원 감사위원회가 30일 서울중앙지법 지귀연 부장판사의 룸살롱 술 접대 의혹에 대해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대상 법관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수사기관의 조사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 3월 초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제기한 구속취소 신청 당시 형사소송법 조문을 왜곡해 구속취소를 결정한 당시부터 논란의 대상이었다. 그 후로도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고 급기야 5월 중순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한 룸살롱에서 술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까지 터져 나왔다.
논란이 확산하자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같은 달 16일 "가능한 방법을 모두 검토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구체적 비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4개월 만에 나온 답변은 결국 공수처로 결정을 떠넘기겠다는 취지의 답변이었다. 대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사건 술집 현장조사, 대상 법관 및 동석자들 진술청취, 이 사건 술집 사장 진술청취, 사법정보화실 사건목록 확인,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의 윤리감사관실에 대한 정보 제공, 윤리감사관실의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에 대한 자료협조 요청 등으로 사실확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지귀연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 사진에 찍힌 동석자 2명은 모두 변호사로 약 15년 전 지귀연 부장판사가 모 지원에서 근무할 당시 같은 지역에서 실무수습을 하던 사법연수생과 병역의무를 이행하던 공익법무관이며 지 부장판사보다 법조경력이 7년, 9년 후배라고 밝혔다.
또 대법원은 "지귀연 부장판사가 법조 선배로서 법조인이 적은 지역에 홀로 내려와 일하는 후배들인 두 변호사를 격려하여 밥을 사주면서 친분을 가지게 되어 코로나 전까지 1년에 한 번 정도씩 만났고 평소 지 부장판사가 비용을 지불하여 후배인 동석자들과 1차에서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시는 사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지 부장판사가 접대 의혹이 불거진 청담동 룸살롱에 가게 된 경위에 대해 2023년 휴정기 무렵에 지 부장판사의 연락으로 함께 사진이 찍힌 두 변호사와 그 해 8월 9일에서 만났고 교대역 인근 횟집에서 1차로 2시간 가량 저녁식사와 음주를 했다고 밝혔다. 이후 변호사 A가 2차로 자신이 평소 가던 그 청담동 룸살롱으로 갈 것을 제안했고 지 부장판사 등과 함께 이동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 부장판사와 변호사 B가 다음 장소로 이동할 때 어디로 가는지 듣지 못했고 해당 사건 술집에 들어가니 내부는 큰 홀에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라이브 시설이 갖춰져 있어 룸살롱 같은 곳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제의 사진은 술집에서 술이 나오기 전 웨이터에게 부탁해 찍은 것이며 지 부장판사는 주문한 술 1병이 나온 후 한 두 잔 정도 마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났으며 여성 종업원이 동석한 사실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직무관련성 인정 여부에 대해 대법원은 "동석자들 모두 당시 대상 법관 재판부에 진행 중인 사건이 없었고 대상 법원이 최근 10년 간 동석자들이 대리인으로 선임된 사건을 처리한 적도 없다. 2023년 8월 9일 모임 이후 대상 법관과 동석자들이 다시 만난 사실이 없다"고 밝히며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직무관련성 인정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심의결과로는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대상 법관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수사기관의 조사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며 사실상 공수처에 결정을 미루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았다.
이날 오후 2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관련 청문회가 열릴 예정인데 지귀연 부장판사 룸살롱 술 접대 의혹 감찰 결과에 대한 질의도 나올 것으로 예상되자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부랴부랴 이같은 결론을 낸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한편 해당 업소는 단란주점으로 신고하고 영업을 해왔으나 의혹이 제기된 뒤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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